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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EU 무역합의에…유로화, 5월 이후 최대 낙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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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5.07.29 02:39:06

獨·佛 “유럽경제 타격 우려”
유럽 지수 일제히 하락 마감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유럽연합(EU)과 미국 간 무역합의 소식에 28일(현지시간) 유로화가 달러 대비 5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들은 이번 합의가 유로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남서부 터너버리에서 열린 회담 후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무역 협정에 합의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AFP)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화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28% 가량 상승(유로화 가치 하락)하고 있다. 전날 미국이 EU 대부분 수입품에 대해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유럽 경제가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번 합의를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합의”라고 평가하며,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44%를 포괄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양측 간 통상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일단 피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날 “이번 관세는 독일 경제뿐 아니라 유럽 전체, 나아가 미국에도 상당한 피해를 줄 것”이라며 “물가 상승뿐 아니라 대서양 횡단 무역 전체에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최선이었다”고 덧붙였다.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도 “오늘은 유럽에 있어 암울한 날”이라며 “EU는 사실상 굴복을 택했다”고 비판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지지하긴 하지만 큰 기대는 없다”고 말했고, 프랑스와 독일 내 극우정당은 “EU의 무기력함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독일 ‘독일을 위한 대안(AfD)’ 공동대표 알리스 바이델은 “이번 합의는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모욕”이라고 비난했다.

합의 소식에 유럽 주요 주가지수는 장중 상승분을 반납하며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독일 DAX 지수는 1.02%, 프랑스 CAC40은 0.43% 하락했다. 특히 관세 영향을 크게 받는 자동차 관련주는 Stoxx 유럽600 지수 내에서 1.8% 하락했다.

유로화는 여전히 올해 들어 달러 대비 약 12% 상승한 상태다. 독일의 국방비 증액 계획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 정책이 유로존 내 경기 부양을 자극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번 합의로 EU는 당초 예고된 8월 1일부터 부과될 예정이던 30% 관세보다는 낮은 15% 수준으로 조정됐다. 하지만 이는 미국이 EU에 부과해온 기존 평균 관세의 약 3배에 달한다. EU 주재 미국상공회의소는 “합의가 기업들에 안도감을 주긴 하지만, 여전히 무역 비용은 상당히 상승했다”며 “무관세 품목군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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