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인 회귀물 웹툰은 비슷한 스토리와 설정을 따라간다. 회귀라는 소재가 일단 자극적이고 재밌는만큼 별다른 차별화된 소재가 없더라도 반타작은 한다. 하지만 독자들의 눈높이가 점차 높아지면서 회귀물도 자체적으로 진화해나가고 있다. 네이버웹툰 ‘천마님 안마하신다’는 기존의 회귀물을 두 번 꼬아 만든 작품이다.
일반적인 회귀물은 현재의 시간을 살던 인물이 과거나 혹은 허구의 소설 속으로 떨어져 모험과 해프닝을 겪다가 원래의 시간으로 복귀하고 마무리 된다. 하지만 ‘천마님 안마하신다’는 회귀의 과정을 빠르게 압축, 현대에서 태어난 인물이 무림 속으로 들어가 60년간 살아가다가 다시 현재로 돌아와 대학생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웹툰이 더 특징적인 건 ‘안마’라는 소재를 결합하면서다. 과거 무림에서 60년간 갈고 닦은 내공으로 현대 속 안마사가 된다는 설정은 너무나 참신하다. 신체의 혈을 누구보다 잘 아는 주인공이 안마사가 돼 현대인들의 아픈 곳을 치유해준다는 스토리는 생각치 못한 전개다. 웹툰 속에선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을 또 다른 무림으로 치환하는데 이 과정에서 독자들은 큰 공감을 얻는다.
그렇다고 잔잔하고 무거운 주제의 이야기는 아니다. 주인공이 안마로 사람들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연출되는 모든 컷들이 기발하고 재밌다. 안마를 통해 극락을 체험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다양한 이미지로 표현해 유쾌함을 선사한다.
‘천마님 안마하신다’는 레빗토끼 작가의 동명 웹소설이 원작이다. 매회 몸이 아파 안마를 받으러 오는 사람들의 에피소드가 그려지는데 ‘힐링물’의 성격도 띈다. 전형적이었던 회귀물이 이처럼 참신하게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웹툰의 의미는 크다. 더 이상 진화할 수 있을까 의문을 가졌던 웹툰·웹소설 콘텐츠의 변신이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