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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달렸나…테슬라 기침에 드러누운 2차전지주

김인경 기자I 2022.12.15 05:22:00

LG엔솔, 이달 15.08% 하락…에코프로비엠도 8%↓
테슬라 주가 급락에 밸류체인도 재평가 시작
수요도 감소하며 내년 1분기 실적 눈높이 하향 중
"실적 전망치 하향 후 주가 회복 기대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올해 증시를 이끈 2차전지주가 최근 주춤하다. 전기차의 기둥인 테슬라가 휘청대자 함께 역풍을 맞고 있는 모습이다. 가파르게 상승하던 실적 전망치도 서서히 꺾이며 주가 하락에 불을 붙이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전 거래일보다 2000원(0.40%) 오른 49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이날 1.13% 오른 점을 감안하면 평균에 못 미치는 상승이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0.83% 하락하는 동안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58만7000원에서 49만원대로 15.08% 하락했다. 가파른 주가 약세는 다른 2차전지주도 마찬가지다.

코스닥 시가총액 2위인 에코프로비엠(247540)엘앤에프(066970)는 이달 들어 각각 8.17%, 9.40% 내렸다. 에코프로(086520) 역시 14.71% 하락했다. 코스닥이 0.59% 내리는 가운데 2차전지주만은 더욱 가파르게 하락하는 모습이다.

최근 2차전지주를 억누르는 가장 큰 요인은 ‘테슬라 리스크’다. 트위터 경영에만 몰두하고 있는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행보가 테슬라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5000만달러 규모의 테슬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게리 블랙 퓨처펀드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에는 CEO가 없다”고 비꼬았다. 로스 거버 거버가와사키 자산운용 CEO는 테슬라 이사회를 겨냥해 “이 중요한 시기에 누가 테슬라를 운영하고 있는가”라는 직격했다. 테슬라는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6.27%, 13일에는 4.09% 하락하며 연일 내림세를 타고 있다. 테슬라에 대한 재평가가 시작되자 테슬라의 밸류체인으로 인기를 누렸던 국내 2차전지주 역시 영향을 받고 있다.

수요도 줄고 있다. 이미 테슬라 상하이공장은 중국의 수요 감소로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 지난 3분기 사상 최고 수준의 재고(2만2000대)를 기록했던 테슬라는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신차 구매 고객에게 6000위안(약 113만원) 상당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그만큼 제품이 팔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테슬라에 부품을 제공하는 국내업체들로선 수요감소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내년 1분기를 둘러싸고 실적 전망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사이 6790억원에서 7232억원으로 6.51% 증가했다. 하지만 내년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 5750억원에서 현재 5247억원으로 8.75% 감소했다.

엘앤에프(066970)도 유사한 흐름이다.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달 전(1067억원)과 유사한 1068억원 수준이지만 내년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230억원에서 1194억원으로 한달 사이 2.93% 하향됐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모멘텀 유지에 부담이 되는 요인을 감안해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로 운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올들어 2차전지주가 기대감 속에 급등했던 만큼, 주가 역시 숨고르기 구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실적전망치 하향 조정이 마무리되고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상장 1주년(2023년 1월 27일)을 맞아 우리사주 차익실현이 끝나면 주가도 정상화할 것이란 기대다.

장정훈 연구원은 “1월 실적 예고 기간에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컨센서스 하향 조정이 나타난 이후 회복될 것”이라며 “보호예수 해제 물량에 대한 부담도 다음 달 중순 정도에 대부분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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