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시장 주름잡던 메타버스株…올해는 '시들'

김소연 기자I 2022.11.11 06:00:00

기대만으로 급등한 메타버스주 긴축 직격탄
자이언트스텝 주가 1년 사이에 68% 이상 내려
"중장기적 투자 관점 필요…기술 잠재력 존재"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지난해 시장에서 질주하던 메타버스 관련주가 올해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메타버스주로 분류되기만 하면 주가가 올랐던 당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매크로 환경 변화에 메타버스주가 줄줄이 부진을 겪고 있다.

◇ 지난해 부상한 메타버스주 올해는 고전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타버스 대장주로 꼽히는 자이언트스텝(289220) 주가는 1년 사이 68.66% 하락했다. 지난해 11월10일 5만7750원(수정주가 적용)에서 이날 1만8100원까지 내렸다.

메타버스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다. 웹과 인터넷 등의 가상 세계가 현실 세계에 흡수된 형태다. 작년 코로나19 확산에 비대면·온라인 추세가 가속화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자이언트스텝은 광고 제작 및 시각특수효과(VFX) 전문 기업으로, 작년 11월17일 장중 8만6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최고가와 비교하면 현재 주가는 무려 78.95% 떨어졌다. 지난해 3월 상장한 자이언트스텝은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두 배에서 시초가가 형성된 후 상한가)’을 기록한 뒤 지속 상승했다. 당시 자이언트스텝은 메타버스 대장주로 불리며 공모가의 10배가 오르며 ‘텐배거’가 됐으나 현재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메타버스와 관련한 공모주의 기업공개(IPO) 성적도 탁월했다. 메타버스와 대체불가토큰(NFT)을 내세운 종목들이 시장에 상장하자마자 우호적인 주가 흐름을 가져갔다. 자이언트스텝, 맥스트 등이 주목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3월 미국 증시에 게임 업체인 로블록스가 상장한 이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자 국내 메타버스 관련 종목들도 덩달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그러나 글로벌 긴축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메타버스 관련주는 직격탄을 맞았다. 구체적 실적보다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른 탓이다. VFX 기업 덱스터(206560)는 1년 사이 주가가 61.60% 내렸다. 같은 기간 증강현실(AR) 플랫폼 기업 맥스트(377030) 역시 68.70% 하락하는 등 메타버스 관련주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맥스트는 지난해 7월 상장 당시 ‘따상상상(공모가 두 배에서 시초가 형성된 후 사흘 연속 상한가)’을 기록했던 종목이다. 맥스트 역시 지난해 11월17일 4만8000원대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1만원대에 머물러 주가가 4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그 외 위지윅스튜디오(299900)(-57.42%), 알체라(347860)(-67.53%), 씨이랩(189330)(-79.25%) 등의 주가도 주저앉았다. 올해 상장한 가상현실(VR)·확장현실(XR) 기술 기반 소프트웨어회사 스코넥(276040)은 상장 이후 주가가 2만4450원(2월4일)에서 1만950원(11월10일)으로 55.21% 하락했다.

◇ “기술 잠재력 부각 가능…중장기적 관점 필요”

이들 종목 외에도 게임, 엔터테인먼트 관련한 종목들이 덩달아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며 시장 테마주로 부상했으나 현재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 인상 등 긴축 우려로 인해 성장주의 주가는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메타버스 테마주가 부상할 때도 막연한 기대만으로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메타버스가 빠른 시일 내 구체화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곽병열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시장금리 급등은 고 주가수익비율(PER)인 메타버스 관련주의 할인율 상승에 반영돼 주가 하락을 가속화시켰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메타버스 및 관련 기술은 기술 성숙도 측면에서 혁신 초기 및 기대심리가 극대화 중이나 여전히 혁신 기술 중 다수를 점하고 있어 수요층을 자극할만한 기술 잠재력의 매력도는 여전히 부각될 수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며 “지난해에는 게임이나 미디어콘텐츠, 엔터테인먼트 등 원천 지식재산권(IP)이었다면 올해는 ‘정보기술(IT) 및 기술업체’로 시장의 관심이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