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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문재인 정부 5년간 방만하게 이뤄진 재정 운용 기조를 전환하고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합니다.”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2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 재정 운용의 기본 원칙은 건전 재정이 돼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둔화한 성장과 고용에 재정으로 대응하며 확장적 재정 기조를 펼친 지난 문 정부 5년간 늘어난 국가채무는 408조원에 달한다. 국가채무는 지난 4월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류 의원은 윤 정부가 건전 재정 원칙을 분명히 세우고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각 사업마다 나름의 필요성을 주장하기 때문에 지출 구조조정이 참 어렵다”면서도 “지난 5년 간 재정이 워낙 방만하게 운용돼 온 만큼 SOC(사회간접시설) 사업과 같은 재량적 지출뿐 아니라 공무원 인건비와 같은 경직성 지출까지 지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출 사업이 일단 시작되면 성과에 관계없이 돈이 계속 투입되는 것도 문제”라며 “성과가 적은 사업은 줄이거나 없애는 등 성과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했다.
류 의원은 재정 준칙의 법제화도 시급하다고 봤다. 정부는 지난 2020년 말 재정 준칙을 담은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국가채무비율을 GDP 대비 60% 이내, 통합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겠단 정부안은 지나치게 느슨하단 지적을 받았고, 코로나19 대응에 재정을 푸는 상황에서 이마저도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류 의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부분이 도입하고 있는 재정 준칙이 우리나라에 없다는 건 문제”라며 “정부 나름의 내부적 기준은 있겠지만 이를 법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에 한도를 두는 채무 준칙과 일정 기간 재정 수지를 관리하는 수지 준칙이 필요하다고 봤다. 류 의원은 “보다 엄격한 재정 준칙으로는 재정 지출 규모에 한도를 두는 지출 준칙 도입도 가능하겠지만 이 경우 재정 운용이 지나치게 경직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채무 준칙과 수지 준칙만 확실하게 지키면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예산결산위원회 상설화 등 ‘예산 3법’과 관련해선 우선 현행 제도 내에서 국회가 충실하게 예산 심의를 수행하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맹성규 민주당 의원은 최근 예결위를 상설 상임위로 전환하고 국회의 재정 총량 심사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패키지 법안을 발의했다.
류 의원은 그러나 “단년도 예산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현재도 정부가 5년간의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만들고 이를 국회에 제출하고 있다”며 “현재도 이 계획에 따라 내년도 재정 총량을 알 수 있는데 재정 총량 심사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건 헌법에 규정돼 있는 정부의 예산 편성권을 국회가 가져오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지금 이 법안을 추진하는 건 시기적으로 (대선에서 패하자 정부의 발목을 잡으려 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난 2013년 정부의 예산안 제출을 기존 회계연도 개시 90일 전에서 120일 전으로 앞당긴 국가재정법 개정 이후에도 실질적인 예산 심사 기간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며 “예산안 제출 기한을 앞당긴 취지에 맞게 그만큼 더 심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