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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선진지수 편입, 韓시장엔 양날의 검…성급할 필요 없다"

이정훈 기자I 2021.12.21 07:03:00

[만났습니다]강삼모 국제금융학회장, 동국대 교수 ①
신흥지수보다 5~6배 큰 선진지수…편입땐 자금유입 기대
역외거래로 원화 변동성↑…외국인 규제없는 증시도 출렁
과도한 中의존…차기정부 한미·한일 통화스와프 추진해야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된다면 더 많은 글로벌 투자자금이 우리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역외 원화거래를 허용해야 하기 때문에 원화나 국내 주식 등 자산시장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국격에 맞게 선진국지수 편입을 추진해야 하겠지만, 너무 성급하게 갈 필요는 없습니다.”

한국국제금융학회장을 맡고 있는 강삼모(사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20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가 재차 추진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의욕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우리 시장에 이처럼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면서 시장 안전판을 더 확실하게 만든 뒤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경제구조 상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수출 중에서도 대(對)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아 (대외적인 요인에 따른) 원화 환율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는 만큼 미국, 일본 등과의 통화스와프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강 교수와의 일문일답 전문.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나.

△11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8%로, 3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당초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얘기했던 일시적 현상이라는 얘기가 무색해지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유동성이 너무 많이 풀렸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에 대응하고자 각 국 중앙은행이 양적완화를 지속했고 제로(0)금리를 채택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여건에서 글로벌 공급 병목이 나타나 공급은 제대로 안 되는데 돈은 많으니 인플레이션이 불가피했다. 어느 정도의 인플레이션은 누구나 예상했지만 너무 과하니 당황스러운 것이다. 문제는 내년인데, 연준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내년 3월까지 끝내고 이후 기준금리도 올리겠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예상대로 라면 내년 말이면 공급 병목도 어느 정도 완화할 것이다. 이런 수순이라면 현재보다는 물가가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보다는 물가 상승률이 낮아져 어느 정도는 관리 가능한 국면이 될 것으로 본다.

-연준의 긴축 스케줄은 어떻게 점치나.

△지금 미국 기준금리가 0~0.25%이니 평균으론 0.125% 정도다.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내년 세 차례 인상을 점쳤으니 내년 말이면 기준금리는 지금보다 총 75bp(0.75%포인트) 높아져 1%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준은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사이클일 때 우리보다는 더 과감하게 올리고 내리는 성향을 보였던 만큼 연준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기준금리는 1%를 조금 넘는 수준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연준 긴축 경고가 높아지는데,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아주 과감하게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고 있는데, 코로나19가 예상만큼 잡히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미크론 등 변이 확산이 지금보다 더 심각해진다면 연준 기준금리 인상도 더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변이로 인해 미국 경기가 안 좋아지고 글로벌 경기가 안좋아지면 금리를 예상한 만큼 못 올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시장 가격에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연준이 금리를 올린다는데 장기금리는 떨어지는 `그린스펀의 수수께끼` 같은 상황도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장기국채가 대표적 안전자산이다 보니 달러를 많이 보유한 신흥국들이 장기국채를 사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 최근 미국 국채시장에서는 단기금리는 뛰는데 장기국채 금리는 내려가면서 장·단기 금리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 이는 미래 시장이 불투명하고 경기가 안 좋아질 수 있다는 시장참가자들의 평가가 반영된 것이다.

-내년에도 달러화는 강세로 갈까.

△내년에 연준이 테이퍼링을 끝내고 기준금리를 현실화해서 올린다면 국제시장에서의 자금은 신흥국에서 미국으로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 달러화가 강세로 갈수밖에 없다. 원달러환율로 보면 올 1월에 1085원이었다가 현재 1180원 근처에 가 있는데, 이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한국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조금 줄어든 때문이다.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 내년에는 미국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무역수지 흑자는 어느 정도 안정화할 것이고 이미 많이 판 외국인들의 주식 자금 이탈도 어느 정도 멈출 것 같다. 연준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한국은행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이를 종합해보면 내년 원달러 환율은 어느 정도의 상승추세는 유지하겠지만 안정화할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환율은 1170~1200원 수준을 유지할 듯 하다.

-연준의 통화긴축 전환에 따른 신흥국 충격은 없을까.

△미국이 내년에 서너차례 기준금리를 올리면 안전자산에 투자하고자 하는 욕구가 높아지니 신흥국으로서는 안좋은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신흥국에서의 금융위기가 나타날 것인가는 신흥국 저마다의 경제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다만 한국은 더이상 신흥국이라고 볼 수 없다. 4500억달러 이상의 외환보유고가 있고 4% 경제 성장도 유지하고 있는 등 경제 펀더멘털이 좋은 만큼 신흥국 위기는 어울리지 않는다. 신흥국 중에서는 아시아 국가들의 피해는 적을 것이며 그나마 중남미가 미국 긴축에 따른 충격에 가장 취약할 것으로 본다.

-연준이나 한은이 시장과의 소통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더 매파적 스탠스를 취한다는 견해도 있다.

△기준금리 인상이 실물경제에 큰 충격을 미치는 만큼 연준도 한은도 마음대로 행동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언론플레이를 해야 하는 게 통화정책이다. 명목금리에서 기대 인플레를 뺀 것을 실질금리라고 하는데, 최근 기대 인플레가 많이 오른 탓에 시장금리가 올랐어도 실질금리는 오히려 낮아졌다. 시장에서 다들 인플레이션이 올라간다고 하면 그에 대한 베팅이 생겨나기 때문에 실제로도 인플레이션이 오르게 된다. 그런데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실질금리를 어느 정도 올려놔야 통화정책을 정상화할 수 있는 만큼, 기대 인플레를 낮추기 위해 시장에 더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 보니 중앙은행 신뢰가 떨어진다는 우려도 한다.

△중앙은행으로선 기대 인플레를 잡기 위해 공급 병목이 조만간 완화되고 인플레이션도 안정될 것이라고 애기했지만, 현실과 맞지 않다 보니 시장이 중앙은행 발언을 믿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이처럼 불신이 쌓이게 되면 중앙은행 커뮤니케이션의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중앙은행으로서도 의도적으로 방향을 잡으려고 현실과 너무 동 떨어진 얘기를 내놓다 보면 정책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강도를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 정부도, 이재명 후보도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추진하는데, 어떻게 보는가.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노력은 이미 10여년 이상 전부터 있었는데, 24시간 역외 원화거래를 허용하지 않는데다 공매도도 상황에 따라 금지와 허용을 반복하다 보니 심사과정에서 계속 탈락했었다. 이제 우리 경제도 성장한 만큼 선진국지수 편입을 추진하려는 방향은 맞다고 할 수 있다. 시장 측면에서 보면 현재 우리가 속한 신흥국지수에 비해 선진국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투자자금이 5~6배나 큰 만큼 우리 시장이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국내에 투자되는 해외 자금은 커질 것이다. 이는 시장 성장요인이 될 수 있다. 반면 단점도 있다. 24시간 역외 원화거래를 허용하면 원화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또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유출입에 대한 규제가 거의 없어진 상황이라 자산시장의 변동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지금 당장 가입을 추진해 내년 6월에 워치 리스트에 올라가도 심사에 1년 정도는 걸린다고 하니 실제 가입여부는 2023년은 돼야 결정될 것이고, 가입이 안될 수도 있다. 그런 만큼 너무 성급하게 추진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득과 실을 비교하자면 실이 더 큰가.

△잃는 게 더 많다고 말하긴 이르다. 다만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겪었던 경험이 있다 보니 외국 자본이 좀더 유의해서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더 조심스럽고 보고 더 빠르게 빠져 나간다. 아울러 한국 경제는 무역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은 편이다. 글로벌 경제에 문제가 생기면 더 충격이 더 클 수 있고, 이런 경제구조 상 환율 등의 변동성도 클 수밖에 없다. 우리의 외환보유고가 크게 늘었다고 하지만, 상당 수 미 국채로 가지고 있어서 수익률이 높지 않고 보유비용도 많이 든다. 그런 만큼 외환보유고를 적정 수준으로만 유지하는 대신에 내년 정권이 바뀌고 나면 미국과의 소통을 좀더 원활히 해 한미 통화스와프를 재개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1070원 하던 원달러 환율이 1년 만에 1560원까지 치솟았는데, 그걸 단 번에 안정시켜 준 게 한미 통화스와프였다. 이 참에 한일 간 통화스와프도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히 일본과의 관계에선 감정적 측면보다는 경제적 실익이라는 관점에서 선택해야 할 것이다.

-과도한 무역 의존도는 결국 과도한 중국 의존도 아닌가.

△우리 국내총생산(GDP)에서 무역 의존도가 큰데, 이는 결국 중국 의존도가 크다는 뜻이다. 그래서 해외 충격에 더 민감한 경제구조인 것이다. 중국은 경제규모는 커졌지만 실상은 개발도상국이라 규제도 마구잡이 식이고 통상정책도 자국중심주의라 주변 국가들이 받는 충격 따위엔 별 관심도 없다. 이렇다 보니 한국은 경제 펀더멘털도 좋고 외완보유고가 많은데 환율 불안정성을 늘 안고 살아야 한다. 이런 문제에서 중국 영향이 크다. 그래서 경제와 금융시장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미국과의 관계가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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