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소환’ 골아픈 박영선 vs ‘안철수·금태섭’ 얻은 오세훈

이정현 기자I 2021.03.25 00:00:00

24일 선거운동 하루 앞두고 朴·吳 희비 쌍곡선
박영선 여론악화 우려에도 임종석·조국 ‘박원순 재평가’ 주장
오세훈은 안철수·금태섭 영입, 정권심판론 결집 시도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하루 앞둔 24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표정이 엇갈렸다. 박 후보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두고 갑론을박이 재점화돼 난처한 반면 오 후보는 야권단일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영입해 천군만마를 얻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서울시 노인복지 정책 간담회에 참석, 온라인으로 연결된 서울지역 복지관 어르신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박 후보는 이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남긴 박 전 시장에 대한 옹호 글과 관련해 “개인적 표현의 자유이나 자제하는 게 좋다”고 우려했다.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가능성이 있는데다 ‘인물론’과 ‘정책 대결’을 해야 하는 시점에 박 전 시장이 소환되는 것은 이롭지 않다는 판단이다.

박 후보가 직접 자제를 요청했으나 임 전 실장은 전날 “박원순은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라 반문한데 이어 “박 전 시장 시절에는 안전과 복지가 두드러졌다”고 다시 주장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까지 나서 “박 전 시장의 비극적 운명이 슬프다”라며 거들었다. 지지층 결집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야권에서는 “2차 가해가 선거전략인가”라며 맹비난했다.

박 후보의 난감한 상황은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과 TBS의 의뢰로 지난 22~23일 서울 거주 18세 이상 10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8.9%가 오 후보를, 29.2%가 박 후보를 각각 선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19.7%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 수준에 ±3.0%포인트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밖으로 나타났다.

오 후보는 안 대표와 민주당 출신이자 제3지대 후보로 나섰던 금태섭 전 의원을 영입하며 기세를 올리는 중이다. 야권의 화학적 결합을 통한 정권심판론 결집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안 대표는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한 후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해 “야권 후보 단일화는 정권 교체의 교두보이자 디딤돌”이라며 오 후보의 손을 맞잡았다. 오 후보 역시 “절대 안심하지 않겠다”고 선거전에 나서는 각오를 밝혔다.

두 후보가 희비 쌍곡선을 타는 동안 여야는 네거티브 비방전에 돌입했다. 박 후보 측은 오 후보의 내곡동 셀프 보상 의혹에 집중 공세를 펼치며 고소고발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도읍·성일종·김은혜 의원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고소한데 이어 오 후보와 내곡동 관련 당시 주택국장도 추가로 고발했다. 오 후보 역시 지난 10일 셀프 보상 의혹을 제기한 천준호·고민정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맞고소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 포옹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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