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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복권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충격에 피폐해진 사람들이 일확천금을 바라며 복권에 기댄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 복권 판매액 5.4조…로또 일평균 130억 팔려
14일 이데일리가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의 2020년 복권판매사업 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로또와 인쇄·전자 복권 등 전체 복권 판매액은 5조 4152억원으로 전년(4조 7933억원)보다 13% 가량 급증했다. 이는 당초 정부가 복권기금 운용계획을 위해 예상했던 복권 판매금액(4조 8710억원)을 6000억원 가량 웃도는 규모다.
복권 판매액은 지난 2004년 4조원을 넘어섰다가 한동안 감소세로 전환했으나 2009년부터 다시 늘기 시작해 2011년 3조 805억원으로 다시 3조원을 넘어섰다. 복권 판매액은 이후 6년 만인 2017년 4조원을 돌파한 뒤, 지난해 4년 만에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넘어서며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로또만 4조 7370억원이 팔려나가며 사상 최대치 판매액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130억원 어치가 팔린 셈이다.
당첨 현황을 보면 지난해(892~943회차) 1등 당첨자는 모두 525명이다. 이들에게 돌아간 당첨금은 총 1조 1280억원 규모다. 2등은 3428명, 3등은 13만 1430명, 4등은 641만 6957명, 5등은 1억 566만 1724명에 달했다.
로또 복권 이외 인쇄복권과 결합복권, 즉석복권은 작년 한 해 각각 3690억원, 2253억원, 839억원 가량 팔렸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경기 불황 시에는 일확천금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복권은 주식 투자 등에 비해 시간이나 자금이 훨씬 적게 들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만큼 많은 사람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코로나19로 경마, 경륜, 카지노 등 다른 사행성 업종이 코로나로 인해 사실상 개점휴업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경마, 경륜 경정을 비롯해 강원랜드 등 정부가 운영하는 사행성 시설은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부터 출입 인원이 50%로 제한되는 등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특히 코로나19로 경마나 경륜, 경정과 같은 사행 관련 사업들이 제한되면서 상대적으로 로또로 수요가 몰리며 판매액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미수령 당첨금 급증…지난해 592억 3100만원 달해
복권 판매액이 늘어나면서 당첨금 미수령액도 600억원에 육박하게 증가했다. 지난해 미지급 당첨금은 592억 3100만원으로 지난해(537억 6300만원)보다 10.2% 가량 증가했다.
최근 연간 미지급 당첨금 규모를 보면 2016년 542억 800만원, 2017년 474억 2700만원, 2018년 501억 390만원으로 매년 500억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현행 복권 당첨금의 소멸 시효는 1년으로 소멸시효가 지나면 복권기금으로 귀속된다.
복권 수탁사업자인 동행복권 관계자는 “당첨금 미수령의 경우 복권 구입 사실을 잊었거나 보관을 잘못한 경우 또는 당첨금이 소액이라 찾지 않고 지나치는 경우 등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당첨금 수령이 당첨인의 권리인 만큼 복권방의 포스터 부착이나 온라인 등을 통해서 적은 금액인 경우라도 잊지 않고 찾아가도록 지속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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