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전염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시장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정부의 금융시장 대책에 대해 크레디트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합격점을 줬다. 특히 정부의 시장안정에 대한 강한 의지는 시장참가자들의 투자심리를 회복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다만 정책의 진행속도가 더디고, 시장과의 소통이 다소 아쉽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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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이데일리가 진행한 코로나19 관련 크레디트전문가설문 결과 164명의 유효응답자 가운데 110명(67.1%)이 정부의 금융시장 지원대책에 대해 ‘대체로 필요한 내용이 담겼다’고 답했다. 시장상황과 다소 다르다 는 응답이 21.3%(35명)으로 뒤를 이었고, 시장 이해도가 낮아 효과가 미지수라는 응답도 8.5%(14명)였다. ‘필요한 부분이 다 담겼다’는 응답은 3명(1.8%)에 그쳤다. 이에 코로나19 정부 정책에 대한 5점 척도(매우 그렇다 5점~ 전혀 그렇지 않다 1점)에서 평균 3.6점을 기록했다. 100점 만점으로 환산할 경우 72점 수준이다.
앞서 지난 3월 정부는 민생·금융안정을 위해 100조원 규모 자금을 투입하기로 한 바 있다. △증권사 대상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채권시장안정펀드 유동성 지원 △통안증권 중도환매 △국고채 단순매입 등이다. 특히 총 20조원 규모의 채권안정펀드도 결성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 크레디트 담당자는 “시장에서 요구하는 안은 대체로 담겼다”며 “일각에서는 규모가 작다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정부가 175조원 규모의 민생·금융 안정 패키지를 마련한 상황이므로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4월에 100조원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을 35조원을 추가해 총 135조원 규모로 확대한 바 있으며 기간산업안정기금 40조원 등을 고려하면 총 175조원의 금융안정 대책을 마련했다.
이에 지원 규모의 적절성에 대한 설문에 99명(60.4%)이 ‘적절하다’고 답했고, 30명(18.3%)이 ‘보통이다’, 23명(14.0%)이 ‘매우 적절하다’고 했다. ‘약하다’는 11명(6.7%), ‘매우 약하다’(0.6%)는 1명에 불과해 5점 척도 평균이 3.80점을 기록했다.
대책의 적시성에 대한 설문도 ‘적절하다’ 76명(46.3%), ‘매우 적절하다’ 36명(22.0%), ‘보통이다’ 35명(21.3%) 등으로 답해 5점 척도 평균이 3.78점을 기록했다.
한 운용사 크레디트 리서치팀장은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적기에 잘 나왔다”면서 “우량 등급만 담으려는 금융위원회의 스탠스가 점차 바운더리를 넓히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채안펀드의 매입 대상을 신용등급 `A+`이상의 여신전문금융사 회사채와 코로나로 `AA-`에서 `A+`로 하락한 회사채 등으로 확대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 대책가운데 ‘시장 안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장 높게 평가했다. 164명의 유효 응답자중 101명(61.6%)이 이를 꼽았다. 이어 채안펀드, P-CBO, CP 매입기구 등 다양한 트랙 마련에 40명(24.4%)이, 한국은행 SPV 설립 등 기존에 없던 정책 도입에 20명(12.2%)이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한 운용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시장 안정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가 투자심리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며 “SPV 설립을 통한 저신용 회사채와 CP까지 매입 등은 상시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집행 속도·소통이 문제
시장 참여자들은 정부 정책의 규모와 적시성에 비해 지원대상 및 시장과의 소통에서는 더 낮은 점수를 줬다. 정책 규모와 적시성이 5점 척도로 각각 3.80점, 3.78점을 기록한 반면 지원대상의 적절성과 시장과의소통은 각각 3.26점,3.04점에 그쳤다.
한 증권사 크레딧 담당자는 “시장의 요구가 정책에 바로 반영되지는 않는 모습”이라며 “여전채 매입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 게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4월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 회사채 매입 금리를 놓고 채안펀드 운용사와 여신업계가 이견을 보인 바 있다.
설문에서 정부 대책의 적절성과 적시성의 5점 척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지원 대상의 적절성과 시장과 원활한 소통이 낮은 점이 이를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정부 대책 지원 대상이 ‘적절하다’에 72명(43.9%), ‘보통이다’에 55명(33.5%)이 답했으나 ‘약하다’는 답도 28명(17.1%)에 달했다. ‘매우 약하다’(5명·3.0%)는 답도 ‘매우 적절하다’(4명, 2.4%)보다 많았다. 이에 5점 척도 평균이 3.26점을 기록했다.
한 증권사 크레딧담당자는 “코로나19 1차 팬데믹(대유행) 때 자금이 더 절실했던 곳은 ‘A’급 이하의 채권시장이었으나 정책은 ‘AA’급의 타깃으로 했다”며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불거져 나올 것을 우려해 우량기업 위주로 채안펀드를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특히나 시장과의 원활한 소통에는 ‘보통이다’가 62명(37.8%)으로 가장 많았고, ‘약하다’는 평도 39명(23.8%)에 달했다. ‘매우 약하다’도 8명(4.9%) 수준으로 5점 척도 평균은 3.04점을 기록했다.
한 연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적절성과 소통의 점수가 낮다는 것은 어떠한 측면에 정부 정책에 기대를 안 하는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크레딧 거래를 성사 시킬 정책이 나와야 하는데 소통이 안되다 보니 기대도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국내 금융시장 대책에 ‘정부와 한국은행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응답이 85명(51.8%)에 달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응답은 61명(37.2%)였고, ‘현재 지원이 과도하다’는 답은 12명(7.3%)에 불과했다. 다만 신용평가사들은 현재 정부 대책에 대해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응답과 `정부와 한국은행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응답이 38.7%(14명)으로 동일했다.
한 증권사 크레딧담당자는 “아직도 보수적으로 대응해 한국은행이 채권 매입에 주저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정책 시행에 따른 A급 시장 안정화가 나타나고는 있으나 비우량등급은 발행 위축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 크레딧 전문가 긴급설문조사는
연기금, 증권, 운용, 보험, 은행 등에 소속된 크레디트 애널리스트, 채권 매니저, 브로커, 투자은행(IB) 담당자 등 전문가 166명이 응답했고 이중 크레디트 업무 1년 미만인 2명을 제외한 유효응답자 164명의 설문 결과를 토대로 분석했다. 담당업무별로는 △크레디트 애널리스트 53명 △채권매니저 78명 △채권브로커 12명 △기타 21명이다. 소속기관별로는 △증권 66명 △운용 48명 △연기금 공제 19명 △보험 18명 △은행 10명 △기타 3명이다. 이와 별개로 국내 신용평가 3사에도 신용평가 업무와 이해상충이 없는 부분에 한해 설문을 진행해 30명의 유효응답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