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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코스닥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지난해 1월 11일부터 이날까지 1년여간 코스닥지수는 19.9% 떨어졌다. 1년새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약 72조원이 허공에서 사라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7% 하락한 것에 비해 낙폭이 더 컸다.
코스닥지수는 2017년 하반기 제약·바이오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다 지난해 1월 들어 800선을 돌파했다. 여기에 연기금 등을 끌어들여 코스닥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기대감을 높이면서 1월 말에는 930선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발 통화긴축 기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본격 하향 조정을 겪었다. 2월에는 5일 하루에만 코스닥지수가 4% 이상 급락하는 등 한달새 6% 이상 빠졌다. 코스닥 연기금 유입을 위한 벤치마크 지수(KRX300)가 출시되고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 소식도 나왔지만 위축된 투자심리를 회복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후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 바이오주 테마감리 등의 크고 작은 이슈로 700선까지 내주고 말았다.
지난 1년간 코스닥 시장을 돌이켜보면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셀트리온(068270)의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 후 대장주에 오른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주가는 지난해 1월 15일 신고가(15만3800원)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현재 주가는 7만원 선으로 반토막 났다. 신라젠(215600)도 1년여간 주가가 40% 가까이 떨어지는 등 시가총액 상위권 바이오주가 크게 부진했다.
코스닥시장을 구성하는 주요 축인 정보기술(IT) 부품주도 악재를 피하지 못했다. 반도체나 휴대폰 등 전방산업이 침체 조짐을 보이면서 실적과 주가 모두 부진했다. 에스에프에이(056190) 서울반도체(046890) 등 시가총액 상위권을 형성한 부품주들은 같은 기간 주가가 각각 12%, 29%대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스튜디오드래곤(253450)이나 에스엠(041510) 등 콘텐츠 관련주만 상승세를 시현하며 하락장에서 선전했을 뿐이다.
세계 경기 둔화나 상장사 이익 둔화 등 대내외 환경이 부정적이어서 당분간 코스닥시장 상승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문제는 코스닥 활성화 대책 약발이 다하는 상황에서 앞으로도 투자심리를 살릴 만한 재료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본시장 혁신과제에서도 코스닥을 포함해 증시를 활성화하기 위한 내용은 다루지 않았다. 결국 증시를 둘러싼 금융시장의 회복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것이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활성화 대책으로 유입된 자금들이 온전히 증시 활성화에 쓰여 긍정적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가 아직까지는 불확실하다”며 “다만 세계 증시 자체가 부진한데 한국 코스닥만 정부 정책만으로 상승한다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올해 코스닥시장 전망이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외부 경기 흐름을 덜 타고 연구개발(R&D) 성과가 기대되는 바이오나 중국발 호재가 있는 엔터테인먼트 관련주에 관심을 두는 전략을 짜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