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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하는 수입차시장④]배기량 낮은 수입차, 고가라도 세금 적어...형평성 논란도

노재웅 기자I 2018.06.01 05:03:00
5시리즈. BMW코리아 제공
쏘나타. 현대차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수입차로 예비 신차 구매자들의 눈길이 쏠리는 데는 세금 형평성 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오래된 논란거리 중 하나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동차세 기준은 차종이나 구매가격과 상관없이 배기량에 따라 일정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가 수입차의 세금이 중저가 국산차와 같거나 오히려 더 싼 경우도 있다.

현행 지방세법에 따르면 비영업용 차량을 기준으로 자동차세는 1000㏄, 1600㏄ 이하 및 1600㏄ 초과로 나눈 뒤 ㏄당 각각 80원, 140원, 200원을 매기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교육세 명목으로 1.3을 곱한 뒤 연차 경감률을 반영하면 차주가 납부해야 하는 최종 자동차세가 나온다.

이에 따르면 2000만원 중반대의 현대차 쏘나타보다 3배 가까이 비싼 6000만원 중반대의 BMW 5시리즈는 같은 2000cc급 모델이라는 이유로 52만원 정도의 비슷한 자동차세가 부과된다. 더 나아가 가격은 BMW 520d의 절반 수준이지만 배기량이 2400cc인 현대차 그랜저는 62만원 수준으로 더 높은 세금을 물어야 한다.

이 같은 형평성 논란은 수년 전부터 존재했지만, 상황은 그대로다. 오히려 최근 들어 배기량을 낮추면서도 성능은 기존 모델 못지않은 수입차가 쏟아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수입차의 세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인식이 크다.

올해도 수입차 업계는 2000cc 이하 신차를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판매를 재개한 폭스바겐 티구안이 대표적인 저배기량 베스트셀리카다. 3860만원부터 시작하는 매력적인 판매가격에 딜러 일선에서 이뤄지는 파격적인 할인 판촉, 여기에 상대적인 세금 이득까지 더해지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수입차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에는 직분사나 터보차저 등의 기술을 적용해 배기량은 적지만 높은 출력을 낼 수 있는 다운사이징 엔진을 장착한 차량이 보편화하면서 배기량과 성능이나 가격과의 상관관계가 무의미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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