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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의 성공학]세상에 없는 컴퓨터만 만든다...여의시스템

류성 기자I 2018.05.04 04:56:22

산업용 컴퓨터 시장의 절대 강자
고객 맞춤형,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블루오션 개척
한번 납품한 제품은 단종되도 무한 A/S 책임
고객이 원하는 납기내 제품 완성해 납품 경쟁력
단순 조립 판매하는 여타 업체들과 경쟁 안돼

[이데일리 류성 산업전문기자] “매순간 세상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수 없는 유일한 제품을 우리가 만들어낸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자 보람이다. 일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지칠줄 모르는 도전정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성명기 여의시스템 대표는 산업용 컴퓨터 분야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비결로 ‘열정과 도전정신’을 꼽았다. 산업용 컴퓨터는 일반 컴퓨터가 작동하는 여건과 크게 다른 환경에 놓여있는 산업별로 수요와 용도가 다양하다. 예컨대 지하철 플랫폼에 설치된 컴퓨터인 경우 미세먼지로 인해 일반 컴퓨터처럼 중앙처리장치(CPU) 냉각용 팬을 돌리면 컴퓨터 내부가 먼지로 금세 꽉차 고장이 나게된다. 팬이 없는 산업용 컴퓨터가 필요한 이유다.유전 개발을 하는 업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유증기로 인해 항상 폭발위험이 있어 방수·방폭형 컴퓨터를 사용해야 한다.

성 대표는 이처럼 업체별로 필요로하는 컴퓨터의 사양이나 기능이 천차만별이라는 산업용 컴퓨터 분야의 특징에 일찍부터 주목하고 차별화 전략을 모색했다. 그는 “창업후 외국산 모듈과 부품 등을 고객요청에 맞게 조립 판매했는데 많은 경쟁사들이 생기면서 단순한 조립제품으로는 수익을 낼수 없었다”며 “고민끝에 고객사마다 서로 다른 까다로운 요구를 만족시켜줄수 있는 1대1 맞춤형 산업용 컴퓨터 만이 살길이라고 확신하고 여기에 집중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지난 30여년간 고객 맞춤형 산업용 컴퓨터라는 한 우물만 파면서 경쟁력을 키운 덕에 오늘날 여의시스템과 국내에서 대적할수 있는 경쟁사는 사실상 전무할 정도로 독보적 입지를 구축했다. 실제 국내에만 300여개 중소업체가 난립해 있지만 고객 맞춤형으로 산업용 컴퓨터를 생산하는 업체는 거의 없고 모두 부품과 모듈 등을 수입해서 단순하게 조립 판매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독일 지멘스 대리점과 대만 어드벤텍 지사등도 국내에서 산업용 컴퓨터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조립 판매하는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성명기 여의시스템 대표는 “세상 어디에서 찾아볼수 없는 유일한 제품을 만든다는 보람에 산다”며 “산업용 컴퓨터분야에서 1대11 고객 맞춤형 모델 제조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는 곳은 국내에서 여의시스템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방인권 기자
세계 산업용 컴퓨터 시장규모는 대략 40억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국내 시장규모는 대략 2500억원 정도인데 최근 스마트팩토리 분야와 4차 산업혁명 시장이 커지면서 이 분야가 급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여의시스템은 국내 산업용 컴퓨터 시장 18%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도 엄두를 못내는 고객별 맞춤형 산업용 컴퓨터 제조를 여의시스템만이 해낼수 있게된 배경에는 성 대표의 ‘역발상’이 자리잡고 있다. 산업용 컴퓨터 업계 모두가 ‘소품종 대량생산’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사업을 벌이고 있을 때 과감하게 ‘다품종 소량생산’ 전략을 택한 것이다.

이 결과 수많은 경쟁사들과의 출혈경쟁은 피하면서 경쟁이 거의 없는 ‘블루오션’에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구축할수 있는 전환점이 됐다.당시 성 대표는 이 전략을 선택하면서 “중소 경쟁사들은 기술력에 한계가 있어 따라할수 없을 것이고, 지멘스등 거대 기업들은 대량생산 방식에 적합한 사업구조여서 역시 모방할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돌이켰다. 요컨대 강소기업으로서의 포지션과 강점을 십분 활용한 게 주효한 것이다.

고객 맞춤형 산업용 컴퓨터 사업이 처음부터 순항한 것은 아니다. 사업 초기에는 컴퓨터 사양 및 기능 추가에 대한 고객사들의 까다로운 요구때문에 납기를 제때 맞추지 못하거나 불량품 납품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하지만 사업 노하우가 쌓이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여의시스템이 만든 산업용 컴퓨터는 믿고 쓸수 있다’는 입소문이 관련 업계에 돌기 시작하면서 회사는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고객 맞춤형 산업용 컴퓨터 사업은 기술력이 없으면 엄두도 못내는 분야다.이런 맥락에서 여의시스템은 이분야 최고의 엔지니어들이 집결한 강소기업이라고 자부한다.”

성 대표는 그 근거로 고객사가 아무리 어려운 기능과 사양을 필요로 하는 산업용 컴퓨터를 주문하더라도 6개월이내 만들어 납품할 수 있는 곳은 여의시스템 말고 찾아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고객사마다 다른 까다로운 컴퓨터 사양과 기능을 납기내 맞춰 공급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이 절대적이며 이게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비즈니스모델이라는게 거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전체 직원(81명)의 4분의 1이 넘는 직원이 모두 연구소 인력일 정도로 기술개발에 회사 역량을 집중한다. 성 대표 자신부터 주요 임원 모두 엔지니어 출신의 컴퓨터 전문가다. 여기에 고객지원과 애프터서비스(A/S)부서까지 모두 엔지니어들이 맡고 있어 기술 인력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0%에 육박한다.

[이데일리 이서윤 기자]
이들 고급 기술인력과 함께 지속적으로 회사를 키워가려는 회사측의 인센티브 제도도 각별하다. 예컨대 매년 회사 이익의 25%를 직원들이 나눠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보너스나 월급과는 별도로 직원별로 평균 500만원씩 이익 배당금을 받았다. 직원 애사심이 높아지고 이 결과 이직률도 눈에 띄게 낮아지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게 성 대표의 설명이다.

여의시스템이 매년 만들어내는 고객 맞춤형 산업용 컴퓨터는 평균 10여종에 달한다. 이제껏 400여종의 맞춤형 모델을 제조했다. 삼성전자(005930),현대차(005380), SK 등 국내 대기업 대다수를 포함한 400여 곳이 이 회사 고객사다. 다만 맞춤형이 아닌 조립형 단순 산업용 컴퓨터만 필요한 대기업의 경우 예외다. 이 회사는 연간 1만2000여대 가량의 산업용 컴퓨터 및 관련 장비를 공급한다.

고객사에 대한 무한 애프터서비스(A/S) 도 여의시스템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다. 심지어 납품한 지 오랜 시간이 흘러 부품이 단종돼 교체가 불가능한 상황인 경우에도 대체 부품까지 자체적으로 만들어 A/S를 끝까지 책임진다. 성 대표는 “산업용 컴퓨터가 작동이 안되면 산업생산 시설 전체가 마비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납품한 산업용 컴퓨터에 대해서는 무슨일이 있어도 가동이 될수 있도록 회사가 책임지고 있다”며 “이는 고객사들이 여의시스템에 대해 확고한 신뢰를 갖게하는 비결로 작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시간적인 A/S 뿐아니라 공간적 A/S도 무한책임을 진다. 예컨대 브라질, 러시아 등 이 회사 제품이 설치된 지구촌 어느 곳이라도 A/S 요청이 들어오면 즉각 본사 직원을 급파해 고장난 부분을 수리해준다. 최근들어 해외에서도 많은 업체들이 여의시스템의 무한 A/S 제도에 감명받아 잇달아 주문을 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만 전체 매출의 25% 가량( 680만달러)을 수출에서 벌어들였다.

“앞으로 제어기기와 인공지능을 접목한 재활 의료기기 전문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 성 대표는 산업용 컴퓨터분야에서 갖추고 있는 독보적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강소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 성명기 대표는

◇54년 대구 출생 ◇80년 연대 전자공학과 졸업 ◇80년~83년 휴니드 테크놀러지 연구원 ◇83년 여의마이컴(여의시스템 전신) 창업 ◇2013년 이노비즈 협회 6대 회장 ◇2017년 이노비즈 협회 8대 회장(현)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겸임교수(현) ◇동반성장 위원회 위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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