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 교수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유시민 선생님이 (발언의 수위가 센 데 비해) 블록체인이 어떻게 전세계 경제시스템에 적용되고 스스로 진화할 지 잘 모르시는 것 같다”는 글을 남겼다.
앞서 유 작가는 12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가상화폐 열풍에 대해 “그야말로 광풍, 미친 짓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인간의 어리석음을 이용해 누군가가 지금 장난을 쳐서 돈을 뺏어 먹는 과정이다. 여기에 전세계 사기꾼이 다 모여있다”며 “거품이 딱 꺼지는 순간까지 사람들은 (가상화폐를) 살 거다. 그러면 맨 마지막에 잡고 있던 사람들은 망할 것”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유 작가는 가상화폐의 블록체인 산업 진흥 측면에 대해 “경제학적 의미의 마켓도 아니고 그냥 엔지니어들의 아이디어로 나타난 수많은 이상한 장난감 갖고 사람들이 도박하는 것”이라며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자유를 주지 않으면 마치 4차 산업혁명에서 뒤지는 것처럼 얘기하는 언론 기사들이 넘치는데, 난 그 사람들이 의심스럽다. 가상화폐를 띄워서 자기 이익 채우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기 광풍에 뛰어들지 말라는 메시지를 정부가 확실해 내야 한다는 것과 쫄딱 망한 사람들이 정부를 원망할 권리는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유 작가는 지난달 7일 JTBC ‘썰전’에서도 가상화폐에 대해 “새로운 것을 반기는 건 진취적인 태도이지만,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진짜 손대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며 “비트코인은 사회적, 생산적 기능이 하나도 없는 화폐다. 사람들이 빠져드는 ‘바다이야기’ 같은 도박판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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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수는 페이스북에 “가상화폐의 과열과 광풍에 대해 우리 모두 크게 우려한다. 여기에는 이견이 없다”면서 “더 중요한 건, 이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피해 뿐 아니라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향후 광범위한 활용 가능성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서 섬세하게 처방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긴 글을 올렸다.
또 “주식투자가 과열됐다고 해서 주식거래 자체를 못 하게 해서 결국 우리나라만 주식회사도 등장하지 못 하고 주식시장 자체를 사라지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20세기 말처럼, 닷컴 버블에 대응한다면서 국가가 인터넷 기업의 활로를 막아서는 안 되는 것처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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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그는 “블록체인은 가상화폐의 플랫폼이라서 가상화폐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블록체인 활용을 근본적으로 제한하게 된다”며 “게다가 블록체인은 그저 가상화폐의 플랫폼 만이 아니라 향후 기업-기업, 기업-소비자 간 거래에 매우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쳐 전세계 경제 및 금융 시스템에 큰 변화를 야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정 교수는 “거래소 폐쇄와 같이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을 ‘사회악’으로 간주하는 정부의 해결책은 적절한 접근이 아니다. 과열 투기 세력을 소탕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라며 “국가가 이 기술을 과도하게 통제하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옳지도, 유익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유 작가와 정 교수는 지난해 6월과 7월 국내를 여행하면서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를 나누는 tvN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1’에 함께 출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