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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대상 이 작품] 김광석 노래, 줄거리에 딱딱 맞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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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기자I 2014.11.03 06:14:00

- 심사위원 리뷰
뮤지컬 '그날들'
이야기전개 따라 다른 노래 배치
회전 무대로 '기억전환' 연출
화려한 군무·미술장치 볼거리

뮤지컬 ‘그날들’의 한 장면(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이미정 극작가] 김광석(1964∼1996)의 노래를 이용해 창작한 뮤지컬 ‘그날들’(내년 1월 18일까지 대학로 뮤지컬센터)은 영리한 점이 많은 작품이다. 먼저 김광석의 노래 가운데 ‘그날들’을 따와 제목을 지은 것부터 탁월한 선택이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서른 즈음에’ 등에서 알 수 있듯이 김광석의 노래는 제목부터 시적이고 특이하다. 그에 비해 ‘그날들’은 노래 제목으로는 큰 특징 없는 복합 대명사이지만, 드라마의 제목으로는 뭔가 극적인 사건이 일어날 것 같은 궁금증을 유발하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작품의 첫 느낌은 제목에서 온다. 작가이자 연출 장유정은 영리하게도 김광석을 빌려 와서 든든한 타깃 관객층을 확보한 후 그날들에 얽힌 자신의 극을 쉽게 풀어나갔다.

“잊어야 한다면 잊혀지면 좋겠어. 부질없는 아픔과 이별할 수 있도록….” 노래 ‘그날들’에 나오는 이 가사는 전반적인 극의 주제로 이용된다. 한·중수교 2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 중이던 2012년, 대통령의 딸과 수행 경호원이 사라지는 사건이 터진다. 청와대 경호실장인 정학은 순간 20년 전 잊히지 않은 그날을 떠올리게 된다. 청와대 경호실에서 함께 팀을 이뤘던 친구 무영과 그들이 경호했던 통역사 그녀가 사라졌던 그날이 현실과 중복되며 이야기는 영화를 보듯 빠르게 전개된다.

전체적으로 작품은 지워진 기억을 끌어낸 구도로 설정했다. 특히 회전무대는 기억의 전환과 같은 기능을 한다. 하지만 1막에서 사건을 설명하는 데 치중하다 보니 배우들이 주옥같은 김광석의 노래를 정성껏 부른 것이 오히려 사족인 것 같은 아쉬움이 없지 않다. 그래도 다행히 2막에서 정학의 기억퍼즐이 딱 맞춰지는 전개에 이르러서 한층 높아진 관객 몰입도를 끌어낼 수 있었다.

뮤지컬은 내내 김광석인 듯 김광석이 아닌 듯한 서사의 힘을 강하게 드러냈다. 사실 김광석 노래의 특징은 정서와 은유적 독백이다. 노래를 듣고 각자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을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때문에 송홧가루로 폭발사건이 일어난다는 설정이 다소 억지스러울 수 있고, 가벼운 개그형식의 대사 전개 탓에 노래와 장면이 이질적이라고 생각힐 수도 있다. 하지만 화려한 군무신이나 아름다운 무대장치 등 강점도 분명하게 존재한다.

가요의 특징은 한 곡 안에서 스스로의 기승전결구조가 갖추고 있다는 것. 그런 이유로 뮤지컬의 노래로는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연출가 장유정과 음악감독 장소영 콤비는 그 일을 해냈다. 김광석의 노래를 정서 공감용과 이야기 전개용으로 적절하게 선정하고 편곡했다. 상업극으로 가장 영리하게 잘 만든 성공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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