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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이 쓰는 헬멧에는 원거리 건물 투시용 레이더를 비롯해 다양하게 변화하는 적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대응전략을 제시하는 인공지능 컴퓨터가 내장돼 있다. 또한 개인비행이동장치가 장착돼 있어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닌다. 미사일이 날아오면 초소형 유도탄으로 따돌리고 레이저 화기로 적을 섬멸한다.
이처럼 아이언맨은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처럼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영웅이 아닌, 가까운 미래에는 실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최첨단 방위산업 기술의 결정체다.
영화 속 아이언맨 전투복은 스크린 밖에서도 구현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미군 특수작전본부는 영화 아이언맨을 참고해 첨단전투복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특히 미군 특수작전본부는 공모 당시 아이언맨에 등장한 전신 방탄기능을 비롯해 상황 인식 디스플레이 등 현재 기술로 실현이 가능한 부분을 명시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방산업계에서는 ‘아이언맨’에서 등장한 첨단기술 중 몇 가지는 이른 시일 내에 군에 보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인간의 근력을 수십배 이상 강화해주는 인조근육형 ‘하지근력증강 슈트’는 미군에서 이미 실험 단계에 있다. 방산업체인 록히드 마틴에서는 인체-로봇 연동 제어기술을 통해 산악지형과 야지에서 군인들이 구보 속도인 시속 12㎞가량으로 지속적인 보행이 가능한 보행제어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방위사업청이 지난 1월 ‘험지 적응형 하지근력 고반응 제어기술 개발 사업’에 착수했다.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을 주관하는 이번 사업에는 한양대·현대로템·LIG 넥스원 등 13개 산·학·연이 참여해 병사가 착용할 수 있는 ‘하지근력 증강로봇’ 등을 만들 계획이다. 군은 이 로봇을 병사가 착용하면 몸무게의 20배가 넘는 물체를 옮기거나 산악지형 등과 같은 험지에서의 이동이 한결 수월해져 전장에서는 물론 재난 현장 등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구글 글라스 등이 실용화되면서 네트워크 접속과 인공지능 기능을 지닌 ‘스마트 전투 헬맷’ 또한 가시화되고 있다. 아이언맨에서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자비스라는 이름의 인공지능 컴퓨터를 아이언맨 헬맷과 연결해 각종 위험 상황에서 도움을 받고 적들의 약점을 찾아낸다.
이와 함께 첨단전투복을 가동할 수 있는 전기를 확보하기 위한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아이언맨처럼 핵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군인들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전을 시켜 전기를 공급하는 것은 상당한 수준까지 진척됐다. 실제로 미군에서는 걸을 때 발생하는 소모성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기기(Knee Brace)를 통해 휴먼 자가발전 기술의 가능성을 연구 중이다.
20년 후에는 군인들이 아이언맨과 유사한 기계 슈트를 입고 전투를 벌이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회사인 ‘스타크 인더스트리’처럼 방위산업체가 최첨단 산업의 중심이 되고 매스컴과 사람들에 집중적인 관심을 받을 날도 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