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한진해운(117930)과 현대상선(011200)은 해운업계 불황이 길어지면 정부 지원에 의존해야 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나빠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구본욱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28일 ‘국내 원양 정기선사의 신용위험 검토’ 보고서에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사업 다각화가 미흡하고 매출도 운임변동성이 큰 미주, 구주항로로 집중돼 있어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현금창출력에 비해 차입금 부담도 커 재무적 대응력에서도 열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 6월부터 세계 3대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Maersk), 스위스 MSC, 프랑스 CMA-CGM사가 아시아-유럽항로, 태평양항로, 대서양항로 등 동서 기간항로에서 공동운항 서비스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두 해운사에는 부담이 되고 있다.
이들은 연료 효율성이 좋은 초대형 선박을 확보하고 있어 저가 운임을 무기로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해운업황이 나빠져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부채비율마저 급격히 높아진 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 2010년 말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은 각각 261.2%, 198.8%였지만, 올해 6월 말에는 775.3%, 850.7%까지 높아졌다.
두 회사는 자체적인 노력과 함께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등 간접적인 정부지원 정책을 활용해 경쟁 환경에 대응하고 있지만, 해운 불황이 길어지면 추가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리란 분석이다.
구 연구원은 “정기적인 영업실적과 해운업황 변화, 재무안정성 추세 등을 계속해서 관찰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