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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코스닥]③파라다이스도 떠난다..블루칩 엑소더스?

김대웅 기자I 2013.02.13 07:03:00

시총 2위권 파라다이스 유가증권 이전 추진
우량기업 이탈 지속 시 코스닥 부흥 ''요원''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코스닥 시장 2위 자리를 다투고 있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 파라다이스(034230)가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추진하면서 ‘코스닥 엑소더스(exodus. 탈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렇잖아도 수년째 박스권에 갇혀 상승 동력을 쉽사리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코스닥 시장에서 우량기업들의 이탈마저 발생하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이후 코스닥시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한 상장사는 총 17개사다. NHN, 아시아나항공 등 코스닥 내 시총 상위권을 차지하던 기업들이다. 2011년 11월 이전한 하나투어가 마지막 사례다.

2005년 이후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기업들
이후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시장 부흥을 위한 부단한 노력 속에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한 기업은 없었다. 그러던 중 파라다이스가 2년여 만에 이전 의사를 밝힌 것. 이렇자 ‘코스닥 엑소더스’에 대한 악몽이 또다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파라다이스는 이달 중 정기 주주총회에 안건을 상정한 뒤 감사보고서가 나오면 한국거래소 측에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파라다이스는 중국 관광객 증가세에 따른 실적 성장과 합병 이슈 등으로 지난해 주가가 승승장구 해왔다. 파라다이스의 시가총액은 현재 1조7000억원 규모다.

한국거래소 측은 달갑지 않은 표정이다. 파라다이스가 코스닥 내 시총 2위 수준에 머물며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수년 간 주가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모은 기업이기 때문이다.

또 파라다이스를 계기로 한동안 잠잠하던 이전 상장 이슈가 다른 기업에 불똥을 튈 우려도 있다는 우려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한 코스닥 기업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한 건도 없었다. 실제로 파라다이스 이외에도 일부 코스닥 우량주가 내부적으로 유가증권시장 이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동종 업체가 모두 코스피에 있는 만큼 파라다이스 역시 같은 시장으로 편입되려는 의도인 것 같다”며 “이전 상장 이후 오히려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도 많아 주가적인 측면에서 큰 메리트는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코스닥과 코스피의 실질적인 차이는 없지만 기관 투자자 유입 등 인식의 전환을 꾀하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반인들은 주식 매매 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구분해 생각하지 않지만 기관 투자자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며 “수년째 코스닥 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기관 투자자들이 코스닥 투자를 꺼리는 현상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자 코스닥 부흥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온 한국거래소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SDS 등 대기업 상장 유치를 공언했지만 현실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블루칩의 이탈을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우량기업 유치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코스닥 시장의 이미지를 제고해 우량주의 이탈을 최대한 방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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