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기업 열전?..누가 누가 뛰나

김현아 기자I 2012.04.08 08:11:23

KT, 현대가 출신 다수 포진..저가항공사 이스타항공 회장도 출마
철도공사·석탄공사 등 공기업 출신 후보 대거 출마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올해 총선은 기업인 보다는 노동계 출신인사들이 많이 출마했고, 새누리당이 야당들보다 기업인 후보가 많은 게 특징이다.

대표적인 곳은 `현대가(家)` 출신이 맞붙은 서울 동작을. 현대중공업(009540) 최대주주인 정몽준 후보(새누리당)와 현대자동차(005380) 사장과 현대카드 회장을 지낸 이계안 후보(민주통합당)가 뛰고 있다.

양측은 서로 검찰에 고발하며 신경전이 한창이다. 이 후보측이 현대중공업의 창립 40주년 기념 지상파 광고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부당한 선거운동)로 고발하자, 정 후보측이 `(재벌개혁한다면서) 이건희 회장 국회 불출석 고발 안건 표결당시 기권했는데도 불참했다 말한 것은 허위사실 공표`라며 맞불을 놓았다. 서울 중구에서 정대철 전 의원의 첫째 아들인 정호준 후보(민주통합당)와 맞붙은 정진석 후보(새누리당)도 정진행 현대차 사장 사촌동생으로 현대와 인연이 있다.

▲ 김성태 새누리당 후보(전 KT링커스 노동조합 위원장). 18대 의원도 지냈다.
하지만 가장 많은 후보를 낸(?) 기업은 KT(030200)다. 대구 북구 갑의 권은희 후보(새누리당), 서울 강서 을의 김성태 후보(새누리당), 서울양천 갑의 차영 후보(민주통합당), 경북 고령·성주·칠곡의 무소속 석호익 후보 등이 KT 출신이다. 권은희 후보는 20년 넘게 근무한 전형적인 KT인이며, 김성태 후보는 KT링커스 노동조합 위원장 출신으로, 18대 국회의원도 지냈다.

차영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 미디어 컨설턴트와 청와대 문화관광비서관 등을 거쳐 2004년 KT 전문임원제도를 통해 브랜드전략담당 상무로 일한 바 있고, 석호익 후보 역시 정보통신부 공무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원장, KT 부회장 등을 거쳐 기업보단 공무원 경력이 눈에 띈다.

민간기업 최고경영자 출신으론 충남 천안시을에 출마한 전 빙그레(005180) 대표이사 회장 출신의 김호연 후보(새누리당), 경기 부천시 오정구에 출마한 풀무원식품 창업자 원혜영 후보(민주통합당), 전주 완산 을에 출마한 이스타항공 회장 출신의 이상직 후보(민주통합당) 등이 눈에 띈다.

▲ 이상직 민주통합당 후보. 저가 항공사인 이스타항공 회장으로, 민주당 텃밭인 전주 완산을 배정받았다.
이밖에도 유경희 유한콘크리트산업 대표가 여성 기업인으로 서울 도봉갑에 새누리당 공천을 받았고, SK텔레콤(017670) 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출신인 하태경 후보(새누리당)가 부산 해운대·기장을 에서 유권자의 심판을 기다린다. 하 후보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SK텔레콤에 근무했지만, 386 운동권에서 전향한 북한 인권 운동가로 더 유명하다.

대우조선해양(042660) 노조위원장 출신인 이세종씨는 경남 거제에서 통합진보당 예비후보로 나섰지만, 진보신당 김한주 후보에게 야권단일후보를 내줬다.

◇ 비례대표 노동계 많아..공기업 출신 후보 대거 출마

비례대표 쪽에선 학계나 노동계에 비해 기업과의 인연을 찾기 힘들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위원 출신으로 비례대표 1번을 거머 쥔 여성과학자 민병주 후보(새누리당)가 민계식 전 현대중공업 회장의 조카, IT여성기업인협회 회장인 강은희 위니텍 대표(새누리당)가 비례대표 5번에 이름을 올린 정도.

▲ 전하진 새누리당 후보. 그는 한글과컴퓨터 사장 출신으로 외환위기 당시 한컴의 구원투수로 나서 회사를 회생시키기도 했다.
벤처·중소기업 쪽에선 경기 성남분당을에 출마한 전하진 전 한글과컴퓨터(030520) 사장(새누리당), 서울 서초갑에 출마한 이혁진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대표(민주통합당) 등이 대표적이다. 이 후보는 신영증권, CJ(001040) 상무를 거쳐 특허를 사모 투자 펀드(PEF)와 연계해 투자하는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을 설립했다. 

공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은 많은 편이다. 서울 노원병 후보인 허준영 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새누리당), 대전 서구을에 도전한 최연혜 전 한국철도공사 초대 부사장(새누리당)이 대표적. 태백시 영월·평창·정선군의 류승규 후보(자유선진당)와 강원 원주을의 이강후 후보(새누리당)는 모두 대한석탄공사 사장 출신이다.

충남 천안갑의 전용학 전 한국조폐공사 사장(새누리당), 울산 북구의 박대동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새누리당), 울산 남구갑의 이채익 전 울산항만공사 사장(새누리당)도 공기업 경영자 출신 후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선 잠시나마 한솥밥을 먹은 사람이 국회에 입성하면 도움이 되고, 경쟁사 출신 의원이 많으면 걱정이 커진다"면서도 "후보들 중에는 출신기업에서 캠프에 일절 발을 못 들여놓게 거리를 두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총선의 비례대표들을 보면 직능이나 각계 대표 출신보다는 대선을 위한 줄세우기 전략 공천이 많아 민주 정치가 실종되고, 기업입장에선 대국회 창구가 없어진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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