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美 100만대 시대.."없어 못 팔아요"

원정희 기자I 2011.11.10 12:00:00

`중산층이 사는 車` 달라진 위상.."도요타·혼다와 어깨 나란히"
최대격전지 오토몰 딜러점 "차만 더 주면 더 팔수 있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현대·기아차가 자동차시장 최대격전지인 미국시장에서 100만대 판매 시대를 열게 됐다.

`싸구려 차`라는 이미지를 벗고 미국 내 중산층 소비자를 주 고객층으로 끌어들이며 브랜드 고급화와 함께 `실속있는 차`라는 이미지를 새롭게 심어줬다.

고객 접점인 일선 딜러점에선 `없어서 못 판다`는 불평 아닌 불평들이 나오는 등 미국내 현대·기아차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하고 있다.

◇`과거는 잊어주세요`..이젠 "도요타·혼다와 어깨 나란히"

현대·기아차는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미국에서 95만411대를 팔아 이달 중 연간 100만대 판매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 된다. 지난 1986년 미국 진출 이후 25년만에 이루는 쾌거다. 올 연말 목표도 작년보다 18.2% 늘어난 105만7000대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연 100만대를 돌파한 업체는 미국 빅3업체와 도요타, 혼다, 닛산 등 6개 업체 뿐이라고 하니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게 다가온다.
 
▲데이브 주코브스키 부사장
이같은 선전은 브랜드 이미지 개선과 함께 서로 상승효과를 내고 있다. 현대차(005380)가 최근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대차 구매 고객의 연평균 소득수준은 7만7492달러(우리나라 돈 약8656만원)를 기록했다. 미국 중산층(연 소득 5만~7.5만달러)이 타는 차로 자리매김했다는 방증이다.

기아차(000270) 역시 6만3665달러로 파악, 지난 2000년대 초·중반 5만불 이하의 소비층이 주류를 이뤘던 상황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 데이브 주코브시키 판매담당 부사장(사진)은 "밸류와 우수한 연비, 차별화된 디자인을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어필고, 소비자들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며 "이제는 도요타, 혼다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차로 위상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달라진 위상 덕분에 뜨거운 판촉경쟁 속에서도 딜러 인센티브를 축소해 질적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미국 자동차정보 제공업체 에드몬드닷컴의 `10월 업체별 딜러 인센티브 현황`에 따르면 현대차는 614달러를 기록 폭스바겐을 제치고 주요 업체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최대격전지 세리토스 오토스퀘어 "현대·기아차 없어 못 팔아"

현대·기아차의 달라진 위상은 딜러점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9일(현지시간) 전세계 24개 자동차 브랜드의 딜러가 위치한 딜러몰인 로스앤젤레스 인근 `세리토스 오토스퀘어`. 이 곳에 당당히 자리잡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딜러점에서 그 인기를 실감했다.

딜러점 `세리토스 현대`의 마이클 길리건(52) 사장은 "총 300대를 보유할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재고가 없어 150대 정도만 전시돼 있는 상태"라며 "(본사에서)차만 공급해주면 500대도 당장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안 좋지만 우리 딜러점은 지난해보다 80% 성장했다"며 "차만 더 공급해주면 내년엔 80% 이상 더 팔 수도 있다"며 취재진들에게 재차 안타까움을 호소할 정도다.

▲세리토스 오토몰에 위치한 현대차 딜러점

 
이같은 상황은 기아차 딜러점도 마찬가지. 작년 6월에 문을 연 세리토스 기아는 올해 9월까지 판매량 기준으로 미국내 기아차 딜러중 5위에 올랐다. 내년엔 1위를 목표로 할 정도로 판매에 탄력이 붙었다.

세리토스 기아의 허비 웨스톤(40) 사장도 "K5(현지명 옵티마)는 순식간에 저희 딜러의 최고 인가 차종으로 등극했다"며 "현지생산으로 인해 공급만 뒷받침되면 더욱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엔 벤츠나 BMW, 렉서스를 타던 고객들이 차를 처분하고 K5나 K5 하이브리드를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현대·기아차는 이같은 여세를 몰아 내년엔 각각 신형 그랜저와 제네시스 쿠페 개조차를 출시하고 K5 공급확대 및 프라이드 4도어 출시로 판매 증가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미국 내 소비위축과 미국 빅3업체의 중소형 라인업 강화, 그리고 일본업체들의 반격 등 어려운 경쟁여건도 헤쳐나간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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