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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가치 저평가..실질실효환율 8개월래 최저

권소현 기자I 2010.08.24 08:15:01

BIS 기준 80 하회..유로·엔 강세 영향
당국 개입도 한몫..원화 추가 강세 기대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 원화 가치가 달러나 유로, 엔 등 주요 교역 상대국 통화에 대해 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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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에 대한 원화값은 올랐지만, 우리나라가 거래하는 교역 상대국 통화나 그 나라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경우 원화값은 떨어졌다는 의미다.

교역비중이 높은 유럽 지역의 유로화나 일본 엔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출처 : BIS
24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58개국을 대상으로 산출한 넓은 범위(Broad)의 7월 원화 실질실효환율(EER)은 79.85로 전월 80.52에 비해 하락했다. 작년 11월 79.8을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80선을 하회한 것으로 8개월만에 최저치다.

27개국을 대상으로 한 좁은 범위(Narrow)의 실질실효환율 역시 84.69로 전월 84.69보다 떨어졌고, 작년 12월 이후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실질실효환율은 주요 교역 상대국의 통화와 원화의 개별환율을 상대국 무역 가중치와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산출한 것을 말한다. 여러 교역국 통화에 대한 원화의 종합적인 가치변동을 알려주기 때문에 원화의 실제가치를 파악할 수 있다.

실질실효환율이 100을 초과하면 기준년도인 2005년에 비해 고평가된 것이고, 100 미만이면 저평가된 것이다.

7월 달러-원 환율은 평균 1204.9원으로 전월 평균 1214원에 비해 10원 가량 떨어졌다. 그만큼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는 올랐다는 의미다. 그러나 달러 뿐만 아니라 다른 통화까지 반영할 경우 실제 원화 가치는 하락한 것이다.

이는 한국과 교역비중이 높은 유럽, 일본의 통화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엔-원 환율은 6월 평균 1336원에서 7월 1376.63원으로 2.9% 가량 올랐다. 유로-원 환율 역시 1482.36원에서 1538.6원으로 3.7% 상승했다.

BIS가 실질실효환율을 산출하는 기준인 2005~2007년 무역비중에서 중국이 21.9%로 가장 높고 일본(18.5%), 미국(15.8%), 유럽(14.7%) 순으로 10%를 넘는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7월 달러-원 환율은 안정되는 모습이었지만 유로화 가치가 회복됐고 엔화 강세가 지배적으로 나타난데다 위안화 절상 움직임도 있었다"며 "다른 통화들이 강세흐름을 나타내면서 실질실효환율도 달러-원 환율과 다른 움직임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 엔화의 경우 103.04를 기록해 작년 2월 이후 17개월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또 이처럼 원화가 저평가된 데에는 당국의 개입도 한몫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조재성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성장률이나 경상흑자, 자본수지 흑자 등을 고려했을때 원화는 상당히 저평가된 상태"라며 "당국이 개입을 통해 원화 강세를 막은 이유도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을 해볼만 하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장은 "교역을 감안할때 원화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며 "단기적으로는 아닐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원화가 추가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BIS의 조사대상국 가운데 아이슬란드의 실질실효환율이 가장 낮았고 한국이 뒤를 이었다. 영국과 아르헨티나, 대만, 멕시코 등이 하위권을 형성했다. 반면 브라질이 146.56으로 가장 높았고 슬로바키아(129.94), 러시아(127.47), 필리핀(126.49) 등이 상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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