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가 21일 전원회의를 열고 본격 논의를 시작한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내년 최저임금이 시급 1만원을 넘어설지, 업종별 차등 적용이 이뤄질지가 관심사다. 올해는 캐스팅 보트를 쥔 공익위원이 대대적으로 교체된 만큼 변화가 예상된다. 시급은 1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시급 9860원에서 1.42%, 곧 140원만 오르면 1만원이다. 더구나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전년에 비해 3.6% 올랐다. 다만 최저임금은 올리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가 301만명으로 전년보다 25만명 늘었다. 최저임금은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정해지는 게 타당하다.
올해 최저임금위는 특히 외국인 돌봄 서비스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두고 충돌이 예상된다. 최저임금법은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하여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4조①항). 지난 3월 한국은행은 ‘돌봄서비스 인력난과 비용부담 완화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고령층은 간병, 젊은층은 육아 비용 부담에 짓눌리는 바람에 국가경제에 큰 손실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해법으로 외국인 돌봄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을 해외 사례로 들었다.
노동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출신 22대 국회 당선인들을 만나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려는 시도를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지난 2022년에 최저임금법에서 차등 적용 조항을 아예 삭제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락같이 뛴 간병·가사·육아 비용 부담이 개별 가정, 나아가 국가 경제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하면 최저임금 차등 적용은 마냥 미룰 사안이 아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3월 페이스북에서 “시장의 작동 원리를 무시하고 이상만을 좇았던 과거 비정규직법과 임대차 3법이 도리어 저소득층을 옥죄었던 우를 반복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필리핀 가사도우미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새로 구성된 최저임금위가 이상보다 현실에 초점을 맞추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