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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한국예탁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식투자자들의 일본 증시 보관금액은 35억3555만472달러(4조6174억원)로 집계됐다. 홍콩과 후강퉁, 선강퉁 등을 모두 포함한 중국 시장에 대한 보관금액(29억7497만달러·3조89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중국과 일본의 주식 보관액이 역전된 시기는 올해 하반기부터다. 지난 8월부터 일본 주식 보관액이 중국 주식 보관액을 넘어서기 시작했고, 이후로 꾸준히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은 이제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투자하는 시장인 미국(648억852만달러·84조6400억원)의 뒤를 잇는 핵심 투자처로 떠올랐다.
개미들이 일본에 투자하는 이유는 단연 ‘수익률’ 때문이다. 일본판 코스피라 할 수 있는 닛케이지수는 24일 전 거래일보다 173.70포인트(0.52%) 오른 3만3625.53을 기록했다. 올해만 무려 28.8% 올랐다.
역대급 엔저가 이어지며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우상향했다. 실제 시가총액 1위인 도요타자동차는 일본 기업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4조5000억엔(39조340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연초만 해도 도요타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3조엔(26조원) 수준이었지만 엔저로 인해 판매량이 늘어나며 실적 눈높이도 올라갔다. 도요타는 달러당 엔화 가치가 1엔씩 하락할 때마다 영업이익이 450억엔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가 상장사의 자사주매입과 배당 확대 등을 유도한 점도 주식시장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엔저 마무리 국면에 환차익?…변동성 주의해야
엔저가 계속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뉜다. 원·엔 환율은 24일 기준 100엔당 875.22원으로, 이달 들어 800선에 머물러 있다. 특히 이달 6일에는 2008년 1월 15일 이후 16년 만에 860선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현재 엔화가 860원보다 더 아래로 향할 가능성은 작다는 판단들이 나오면서 엔화가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본 증시가 여전히 강세인 가운데, 엔화 값이 오르면 일본 주식 투자에서 환차익이 발생할 수 있어 일학개미 열풍은 이어질 것을 보인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일본은행(BOJ)이 통화정책 수정 강도를 어떻게 가지고 가느냐에 주목하는데, BOJ는 통화정책 정상화로 가는 단계지만 시장 예상을 충족시켜주지 못해 엔화 강세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당분간 엔화 약세가 지속되며 일본 증시는 상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든 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전망의 영향으로 내년 초까지는 달러당 엔화 값이 140엔 후반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연준의 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한 단계 내려가는 ‘계단식’으로 변동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최근 일본 증시가 오른 바탕에는 엔화 약세로 인한 실적 개선이 있었기 때문에 약세가 끝난다면 일본 증시가 주춤할 가능성이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올해 일학개미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장기채 엔화헤지 (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상장지수펀드(ETF) 였다. 2위는 일본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엑스 일본반도체(GLOBAL X JAPAN SEMICONDUCTOR) ETF였으며 아이셰어즈 코어 7~10년채 미국채 엔화 헤지(ISHARES CORE 7-1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 소니, 화낙이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