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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관광객 온다는데…롯데쇼핑, 공매도에 허우적 왜

김응태 기자I 2023.04.13 06:00:00

롯데쇼핑, 이달 내내 공매도 상위권 유지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 50% 넘기도
중국 관광객 특수 기대에도 하락 베팅 수요 굳건
높은 백화점 기저효과 및 자회사 부진 발목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롯데쇼핑(023530)이 공매도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특수로 면세점 소비 회복이 기대되지만,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의 기세는 견고하다. 증권가에선 백화점 부문의 높은 기저 효과와 자회사인 롯데하이마트와 홈쇼핑 등의 부진이 지속돼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코스피 사장 공매도 거래 상위 종목 1위는 롯데쇼핑이 차지했다. 전체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은 36.85%다. 직전 40거래일 공매도 비중 평균 33.75% 대비 3.1%포인트 높다. 전월(3월10일) 공매도 비중 33.87%와 비교해도 2.98%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이달 들어 롯데쇼핑은 하루도 안 빼놓고 7거래일 연속 공매도 거래 상위권 5위 안에 진입했다. 공매도 거래 상위 1위를 기록한 날은 2거래일이다. 아울러 지난 4일에는 공매도 거래비중이 51.41%를 기록해 당일 거래대금의 절반이 공매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데일리 조지수]


공매도 표적이 되면서 주가도 신통치 않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먼저 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할 때 주식을 매입해 갚아 투자 수익을 올리는 기법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에 주로 활용된다. 실제 롯데쇼핑의 이날 종가는 8만2200원으로 전날 대비 1.72% 소폭 올랐지만, 지난달 초(3월2일) 8만7100원과 비교하면 5.6% 내렸다. 연초인 1월에는 10만원대에서 고점이 형성됐던 점을 고려하면 낙폭이 점차 커지는 양상이다.

롯데쇼핑이 주요 공매도 타깃이 된 것은 시기상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면제되는 등 방역 규제가 해지되고 중국 관광객들의 국내 여행이 본격화하면서 유통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노동절 연휴에 맞춰 항공 노선 확대 및 오는 5월부터 중국 단체관광이 재개될 경우 면세점 채널 회복, 화장품 판매가 두드러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국민연금 역시 이달 롯데쇼핑 보유 지분 비율을 4.98%에서 5.0%로 늘렸다고 고지한 바 있다.

중국 관광객 특수 기대 속에도 롯데쇼핑이 공매도 타깃이 된 건 국내 사업 둔화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지난해까지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롯데쇼핑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3% 감소한 3조6665억원, 영업이익은 47% 늘어난 1006억원을 추정했다. 지난해 하반기 대규모 손상차손을 반영함에 따라 감가상각비 감소 효과로 영업이익이 개선됐지만, 기업가치가 온전히 개선됐다는 판단은 시기상조라는 평가에 힘이 실린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지난 6년 연속 지속되고 있는 당기순손실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올 1분기 현재까지 특별한 일회성 비용 이슈는 확인되지 않지만 향후 추이를 조심스럽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백화점 부문의 높은 기저와 자회사의 부진 역시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리오프닝 효과에 따른 명품 수요 둔화, 가전시장 업황 악화로 자회사 롯데하이마트 및 롯데홈쇼핑 등의 매출 부진이 지속되며 전사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자회사의 구조 혁신을 통한 체질 개선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지난해 대비 실적이 악화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하이마트와 홈쇼핑 등의 자회사의 큰 손익 변동성을 보이고 있으나, 지난해 대비 추가로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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