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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침체 압력 커져
여기에 주가를 띄워 경기를 부양하겠다며 10년간 금융완화정책을 펼쳐 온 일본마저 글로벌 긴축 대열에 사실상 합류하면서 경기 둔화 공포를 키우는 모양새다. 그나마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선회하면서 경기 재개 기대감을 불어넣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압력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평가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주대비 1.96%(46.33포인트) 내린 2313.69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서만 6.70% 하락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 지수는 5.68%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8.57% 떨어졌다. 중국 상해지수와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각각 3.78%, 7.05% 하락했다.
그간 시장에 존재하던 경기 침체 시그널이 증시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침체 프라이싱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며 “주택거래 침체는 이미 서브프라임 사태 당시 수준을 넘어섰고 성장에 대한 우려 탓에 미국 성장주 주가도 약세를 띠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일본은행(BOJ)의 깜짝 금리 인상도 침체 우려를 자극했다.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은 “차분한 연말을 기대했던 분위기가 일본은행의 예상치 못한 수익률곡선통제(YCC) 상향으로 소란스러워졌다”고 전했다.
중국 리오프닝 기대도 글로벌 둔화 우려를 잠재우기에는 무리라는 전망이다. 중국 내 코로나19 유행이 내년 춘절 전후 절정에 이를 수 있어 의료 체계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 압력이 커지고 있어 긍정적 흐름이 새해까지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말 거래량 줄어 변동성 크지 않을 듯
이 같은 매크로 환경이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미국에서 점차 인플레가 잡히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 이슈가 부각되면서 한국 증시에도 부담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특히 미국의 내구재 주문이 감소하고 서비스를 제외한 소비지출이 줄었다는 소식은 한국의 대미 수출 감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짚었다.
증권가는 올해 마지막주 코스피 밴드를 2310~2410포인트로 제시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은 외국계 운용사들의 북클로징 영향으로 거래량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 만큼 시장 변동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며 “피봇(통화정책 방향 전환)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연준 스탠스의 간극이 여전해 매크로 모멘텀이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양도세 요건이 현행 10억원으로 유지되면서 주식시장에 매도세가 몰릴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대주주 양도세 기준이 20억에서 30억원으로 정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여야 합의 결과 대주주 기준은 현행대로 종목당 10억원으로 유지된다. 이 때문에 대주주 요건을 피하기 위한 개인 매도세가 오는 27일까지 쏟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가족 지분을 합산해 계산하는 기타 주주 합산 규정은 폐지할 전망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산타는 없어도 까치는 있다’는 낙관론도 나온다. 연말 유의미한 지수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내년에는 반등을 노려볼 만 하다는 전망이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대장주이자 부진했던 반도체 업종을 보면 출하 대비 재고가 개선되고 있다”며 “글로벌 증시 내에서 상대적으로 국내증시에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기관 투자자들의 배당을 노린 프로그램 매수세와 실적이 견고한 우량주를 저가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며 반발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