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자들은 가상현실(VR)에서 낙하충격과 감전을 간접 경험하며 안전의식을 높인다. ‘으악’ 하는 소리가 절로 나고 손발이 떨리는 아찔한 감정이 VR 체험자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현장관리부터 인체보호(장치·장구·센서), 자동화(로봇·드롭), 가상체험까지 미래형 안전기술을 총망라해 놨다.
관람객 사이에선 “중대재해처벌법도 피해갈만하다”라는 평도 나왔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안전 관련 기술을 이처럼 발전시킨 촉매제가 됐을까. 한전의 신기술이 상용화한다면 크고 작은 안전사고를 획기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마저 들었다.
사실 한전이 이처럼 안전 기술에 촉각을 세운 건 이유가 있다. 최근 5년간(2016~2020년) 공공기관에서 산업재해 사망자가 209명 발생했는데 이 중 한전을 비롯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5개 공공기관에서 6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올해초 안전관리에 더욱 힘쓰기로 했다. ‘효율’보다 안전을 중시하는 관리체계로 전환키로 했다. 안전 관련 예산도 대폭 늘렸다. 올해는 2조6043억원으로 작년(2조3945억원)에 비해 2000억원 가량 증액했다. 국제 에너지값 폭등으로 올해 최대 40조원 규모의 영업손실이 예상되는 사상 최악의 적자 늪에 빠졌지만 안전 예산은 줄이지 않았다.
이번 빅스포 2022에서 전시한 안전 신기술이 상용화하기까지는 짧아도 수년의 시간이 더 걸린다고 한다. 더욱이 ‘비용’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신기술을 개발하는 비용이며 상용화해 해당 사업자가 구매하는 데 들이는 비용까지. 착용형 에어백만 해도 작업자 모두가 모두 걸쳐야 하니 사업자 입장에선 큰 결단이 필요한 셈이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 사고가 날지 예측할 수 없다. 한전의 놀라운 안전 기술이 이른 시일 내 상용화해 널리 쓰일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 격려를 아끼지를 말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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