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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역마진”...고금리 저축성 계약에 발목잡힌 보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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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형 기자I 2022.09.02 05:30:00

대형 생보사 6% 이상 고금리계약 비중 20% 수준
금리 오르며 부담 줄었지만, 역마진 부담 여전해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보험사들이 과거에 팔았던 고금리 확정형 저축성보험은 아픈 손가락이다. 판매한 지 벌써 20년이 지났지만 당시 판매했던 상품이 대부분 연금보험이라 지금까지 계약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당시 6% 이상의 금리를 소비자들에게 주기로 확정했기 때문에 현재 금리와 단순 비교해도 역마진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대형 생명보험사의 책임준비금 중에서 6% 이상 고정금리 비중이 2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준비금은 보험사가 장래 보험금지급 청구, 해약금 등 계약상 책임이행을 위해 적립하는 추가 금액이다.

삼성생명의 올해 상반기 기준 6% 이상 고정금리 비중은 27.3%다. 전년 동기 27.9% 비해 0.6%포인트 줄었다. 한화생명도 상반기 기준 비중이 24%로 전년 동기보다 1%포인트가 줄었다. 교보생명도 올해 상반기 기준 24.14%로 전년 동기(25.07%)보다 0.93%포인트 줄었다. 5년 전과 비교해보면 감소추세기는 하지만 여전히 높은 비중을 유지 중이다.

대형 생명보험사들은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연평균 금리 6~8%, 높게는 10~12%까지 보장해주는 확정형 저축성 보험상품을 경쟁적으로 팔았다. 예를 들어 보험사가 만기시 1억원을 주기로 했다면, 보험사는 6% 이상의 금리로 자금을 운용했을 경우를 따져 보험료를 산출한다. 2000년대 기준금리가 5.25%에 달했고,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10% 수준이었기 때문에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유인책 중 하나였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저금리가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채권 등을 아무리 운용해도 6%는커녕 1~2%대 수익률도 내기 어려워지며 손해가 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당시 판매했던 상품들이 단기 저축성보험이 아닌, 은퇴자금 등을 염두한 연금보험으로 대부분의 계약들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실제 지광운 군산대 교수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이차역마진 규모는 2017년 1조원, 2018년 6000억원, 2019년 5000억원, 2020년 1조7000억원, 지난해 9월까지 2조2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차역마진이란 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해야할 금리(적립금부담이율)가 보험사가 자산을 운용하는 이익률에 비해 높아 이자부분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운용자산 이익률이 3.03%, 지난해말 기준으로 3.25%다.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운용자산 이익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지만, 6% 이상을 넘기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새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며 고금리계약에 대해서는 충당금을 추가로 더 쌓아야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IFRS17은 자산과 부채를 원가(계약기준 금리)가 아닌 시가(현재 시장금리)로 평가하는 제도다. 저축성보험의 경우 IFRS17 도입시 사실상 부채로 인식하는데, 고금리 확정형 계약의 경우 현재 운용수익률과 차이를 충당금으로 추가로 쌓아야 한다. 기존에는 확정된 금리를 줄 수 있다는 가정에서 회계계산을 했지만, IFRS17에서는 시가를 반영해 그 차이만큼 충당금으로 쌓는 것이다.

보험사들은 현재 추진되고 있는 ‘보험계약 재매입제도(보험환매요구권)’ 도입에 찬성하고 있다. 물론 원하는 소비자에 한해서 된다는 전제가 있긴 하지만, 조금이라도 고금리 확정형 계약에 대한 부담을 털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금 고금리계약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건 소비자가 계약을 해지해 자연 감소하는 경우도 있지만, 전체 보험사 계약이 늘어나면서 희석되는 효과가 더 크다”며 “보험사 입장에서 프리미엄을 줘야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매년 충당금을 쌓는 부담보다 일시에 털어내는 게 회계상에서 더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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