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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돌 맞은 통영국제음악제…국내외 아티스트 총출동

김미경 기자I 2022.03.24 06:00:00

2002년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 기려 시작
25일~내달 3일 뫼르크·박재홍·이희문 등 출연
"한국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별칭 얻어"
음악감독 맡은 진은숙 "세계적 축제 성장시킬 것"

사진 왼쪽부터 소리꾼 이희문(ⓒ이희문프로젝트 달), 피아니스트 박재홍(ⓒ통영국제음악제), 지휘자 달리아 스타세브스카(ⓒSanna Lehto), 작곡가 진은숙(ⓒSihoonKim).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통영국제음악제(TIMF)가 25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경남 통영시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다.

작곡가 진은숙(61)이 처음 예술감독을 맡아 진은숙표 프로그램에 대한 국내외 음악계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통영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1917∼1995)과 그의 음악을 기리기 위해 2002년 윤이상음악제에서 시작한 통영국제음악제는 지난 20년간 발전을 거듭하며 아시아 대표 음악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처음엔 봄에만 열렸으나 2006년부터 윤이상콩쿠르와 묶어 가을 시즌도 열고 있다. 부침도 있었다. 윤이상에 대한 이념 논쟁 때문에 보수단체의 공격으로 축제 명칭을 바꾸는가 하면 박근혜 정권에서 블랙리스트에 오른 윤이상평화재단과 함께 국비지원이 끊기는 어려움도 겪었다.

스무해를 보내며 이제는 ‘한국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올해는 진 감독이 프로그램 기획부터 연주자 결정, 섭외까지 진두지휘했다. 올해의 주제는 ‘다양성 속의 비전’(Vision in Diversity)이다.

2022 통영국제음악제 포스터
등장하는 국내외 음악가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첼리스트 트룰스 뫼르크, 피아니스트 데죄 란키, 메조소프라노 마그달레나 코제나, 소프라노 율리야 레즈네바, 중창단 ‘킹스 싱어스’ 등이 밀도 높은 연주를 준비했다.

핀란드의 여성 지휘자 달리아 스타솁스카가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개막 공연으로 음악제의 막을 올린다. 노르웨이 첼리스트로 북유럽을 대표하는 뫼르크는 개막공연에 이어 27일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진과 동문으로 구성된 케이아츠신포니에타와 쇼스타코비치 첼로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또한 미국 현대음악 작곡가 앤드루 노먼의 관현악곡 ‘플레이: 레벨 1’이 아시아 초연되고, 20세기 작곡가 해리 파치의 음악을 선보이는 해리 파치 앙상블도 아시아에서 첫 무대를 가진다.

국내 아티스트의 무대로는 26일 윤이상 현악4중주 5번과 브람스 현악4중주 1번을 연주할 예정인 노부스 콰르텟과 28일 부소니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박재홍, 4월 2일 베이스 연광철의 무대가 눈에 띈다. 클래식 이외에도 파격 분장과 퍼포먼스로 유명한 ‘힙한’ 소리꾼 이희문, 폴란드 영화 ‘디 오케스트’ 상연도 프로그램에 포함했다. 올해 주제이기도 한 다양성의 비전이라는 고민 아래 기획된 공연이다.

2018년 서울시향 상임작곡가에서 물러난 지 4년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하는 진 감독은 임기 5년 동안 통영국제음악제를 명실상부 최고의 음악제로 도약시키겠다는 각오다. 진 감독은 “외국 많은 연주자가 참여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통영음악제는 해외에도 많이 알려졌다”면서도 “그동안 많이 발전했지만 앞으로 세계 최고의 연주자와 악단이 반드시 거쳐 가야 할 세계적인 축제로 좀 더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진은숙 감독은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세계 현대음악계의 슈퍼스타 작곡가다. 그는 그라베마이어상(2004년), 쇤베르크상(2005년), 시벨리우스상(2017년), 마리 호세 크라비스 음악상(2018년), 바흐 음악상(2019년), 레오니 소닝 음악상(2021년) 등 작곡가에게 주어지는 상들을 싹쓸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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