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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화일약품은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액는 760억원, 영업이익은 18억원을 기록했다. 이 실적은 지난 2020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 24.4%, 영업이익 62.4% 각각 감소한 수치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5.3% 감소한 1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내리막길이다. 화일약품 영업이익은 지난 2018년 69억원 2019년 41억원, 2020년 46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6.7% → 3.8% → 2.3% 순으로 낮아졌다. 화일약품의 실적 하락은 주 사업인 원료의약품 부진과 더불어 제조 매출원가·판관비 상승 폭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화일약품은 원료의약품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화일약품은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8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이렇게 유입된 자금 대부분을 타기업 지분 취득이나 금융자산에 투자했다.
화일약품은 지난해 상반기 씨티씨바이오 30억원, 카나비스메디컬 29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또 단기매매 금융자산 취득에도 320억원을 사용했다. 화일약품은 지난 2019년 37억원, 2020년 263억원, 지난해 3분까지 362억원을 투자했다.
◇ 의료용 ‘대마’ 사업 진출
화일약품은 이번 투자로 카나비스메디칼 지분을 49.15%까지 늘렸다. 카나비스메디칼은 지난 2018년부터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의료용 대마를 활용해 연구개발하고 있는 기업이다.
구완서 NICE평가정보 전문연구원은 “화일약품은 의료용 대마 미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미리 투자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대마 관련 제품이 합법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의료용 치료제, 먹는 의약품, 화장품 등에 접목해 사업을 다각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산업용 헴프(대마) 안전성과 산업화 검증을 위해 안동에 ‘경북산업용헴프규제자유특구’를 지정했다. 이 특구는 지난 2020년 8월부터 오는 2024년 7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경상북도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8월 헴프 산업화 가능성을 검증하는 원료의약품 제조·수출 실증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미국, 유럽, 이스라엘 등 다수 국가에선 대마의 제조·유통·판매를 자유롭게 허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세계 의료용 대마 ‘칸나비디올’(CBD, 대마 오일) 시장은 지난 2020년 28억달러(3조3334억원)에서 연평균 21.2% 성장해 오는 2028년 134억달러(16조원)에 아를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성과도 우수하다. 씨티씨바이오 지분가치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51억원을 넘어섰다. 씨티씨바이오 1월 28일 주가는 9730원으로 지난해 3분기 말 1만500원과 큰 차이가 없다. 아울러 화일약품은 지난해 37억원에 취득한 금융상품은 70억원에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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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신성장 동력 확보
오픈 이노베이션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화일약품은 슈펙스비앤피와 ‘G-CSF’(과립세포군 촉진인자) 바이오베터를 공동개발했다. 화일약품은 지난 2019년 G-CSF 미국 특허를 취득했다. 화일약품과 슈펙스비앤비는 이듬해 합작법인 ‘어센드바이오’를 설립하고 G-CSF 바이오베터 대량생산 세포주를 개발했다. 현재 화일약품은 2억5000만원를 투자해 어센드바이오 지분 50.0%를 확보했다.
G-CSF는 항암치료 과정에서 감염이나 약물, 자가면역질환 등에 의해 유발되는 항암치료 부작용인 호중구감소증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이다. 항암치료 시 반드시 복용해야 하는 치료 보조제다.
구 연구원은 “G-CSF 바이오베터는 이전 치료제보다 약효발현이 빠르고 순환 반감기 증가로 기존 치료제 대비 높은 치료 효과와 낮은 부작용을 보인다”면서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추후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협상 시 유리한 입장에서 진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일약품 관계자는 “최근 유상증자로 벌어들인 돈으로 일부는 운용자금으로 쓰고, 나머지는 신규사업을 위해 사용됐다”면서 “앞으로도 사업 외연 확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