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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非)금융데이터를 바탕으로 네이버 쇼핑몰 스마트스토어의 대안신용평가 시스템(ACSS)을 구축한 강덕준 네이버파이낸셜 신용관리팀 리더는 2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네이버가 보유한 데이터를 통해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들의 성실성을 평가하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기존 신용평가(CB)사들이 제공하는 금융데이터 기반 신용평가에 자체 비금융데이터와 결합한 ACSS를 통해 스마트스토어 점주들의 신용도를 평가한다. 대출을 받은 사람 중 42.3%는 ACSS를 통해 기존 은행권 신용등급보다 더 나은 신용등급을 부여받으며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전체 대출자 16%는 기존 은행권의 문턱을 넘기도 힘든 사람도 있었다. 오프라인 매장 등기나 1년 이상 매출 같은 자금흐름 내역 등이 있어야 은행에 대출을 신청할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이 실험이 무리라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네이버파이낸셜이 미래에셋캐피탈과 함께 스마트스토어 점주에게 제공하는 대출은 우려 속에도 출시 6개월 만에 잔액 500억원을 넘겼다. 평균대출액이 2700만원(평균 이자 연 5.5%)인 점을 감안하면 1860여명이 대출을 받은 셈이다. 더 가장 놀라운 것은 지금까지 연체율이 제로(0%)라는 점이다.
강 리더는 성공의 핵심이 데이터의 힘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내 대형 카드사에서 16년간 리스크관리와 신용평가를 해 온 전문가다. 지난 2019년 네이버파이낸셜로 자리를 옮겼을 때, 수많은 비금융정보를 마주하게 됐고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전했다.
강 리더는 이미 성공한 온라인쇼핑몰의 특징에 주목했다. 그는 “성공한 쇼핑몰을 관통하는 특징은 성실성, 꾸준함, 적극성이었다”면서 “성실하게 고객들과 소통하고 꾸준하게 운영하는 이들이 물량지표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고객질문에 대한 응답속도, 단골고객 수 등을 신용정보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강 리더는 비금융 정보를 다룰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분류’라고 강조했다. 업종별 특성이나 점포의 개설시기에 따라 비금융정보도 새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강 리더는 “보통 배송속도가 빠르면 좋다고 생각하지만, 주문을 받은 후 제작을 시작하는 식품이나 과일청 등을 생각하면 배송속도가 빠르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자의 특성이나 규모에 맞게 분류를 한 후 최대한 변수들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들의 주문 수가 많은 경우대로 가점을 받는다면 오랜 기간 운영한 업체가 유리할 수밖에 없는 만큼, 쇼핑몰 개설 시점이나 성장단계 등도 고려한다는 것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최근 일반 소비자의 후불결제를 허용하고 이들에 대한 ACSS도 개시했다. 아직 금융실적이 없어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신파일러(Thin-filer)에 실질적인 신용카드(한도는 30만원)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다.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성실성이다. 강 리더는 “학생을 예로 들자면 성실한 학생은 인터넷 강의를 많이 등록하고 책도 많이 산다”면서 “이런 식으로 수많은 정보들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리더는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대출을 제공하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실험이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길 바란다고 전했다. 현재 네이버파이낸셜에 이어 카카오페이나 카카오뱅크, 토스 등이 비금융정보를 결합한 신용평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각 회사가 가지고 있는 정보 영역이 달라 평가하는 기준도 다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각 회사마다 가진 데이터의 강점이 있고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영역의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과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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