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말해,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으며 고유명사화되어 있는 산업(자동차, 제약, 전자산업 등)들도 오랜 세월 정립해 온 개념적 틀을 파괴해야 할 판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패러다임 변화로 전기모터가 엔진을 대체하고 자율 주행이 가능해지며 전자적 제어 시스템에 ICT 기술을 접목한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와 같은 최신형 자동차를 자동차라고 정의해야 할 지, 아니면 전자제품이라고 해야 할 지 그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것이다.
제조업의 서비스 산업화, 서비스 산업의 제조업화와 같이 경계를 넘나드는 매뉴비스(Manuvice; Manufacture+Service), Product Servitization, Service Productization 모델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현상을 주목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이전에는 정형 데이터(Structured Data)를 기반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정립하고 시스템을 구축하여 왔다. 그러나 이제는 경영의 의사결정과 생산운영관리에 비정형 데이터(Unstructured Data)까지 활용되어야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으며 제조와 서비스 간 융합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스마트팩토리는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조성해주는 새로운 제조산업의 경쟁전략이 될 것이다.
그러한 전략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연결하여 제품과 제공할 가치(서비스)를 기획하고 개념을 디자인하여 생산, 판매, 물류(공급망)를 통합적으로 동기화시킴으로써 전 과정이 일체화되어야 한다. 과거 공장자동화는 로봇과 제어시스템을 도입하여 공장을 단순 무인화하여 인건비 절감에 중점을 두었다.
이로 인해 제조산업은 회계학 측면에서 고정자산이 증가하는 악순환을 겪어야 했다. 즉 생산, 판매, 물류 모두 각자의 영역별로 구분되어 기존 설비, 작업자, 공정, 판매/물류 부서 등 칸막이(Silo)별 데이터 관리가 문제였던 것이다. 과거 ‘전자제국’이라 상징되던 소니(Sony)가 몰락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말해 부분 최적화의 오류를 벗어나지 못했다. 기업 내에서 담을 쌓아 외부와 소통하지 않고 이윤을 독점하려는 부서이기주의로 인해 현장의 데이터와 기술 공유가 되지 않는 제조업의 칸막이(Silo) 현상이 시장, 고객과의 장애요소가 되는 치명적인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참고로 곡식 저장 창고를 뜻하는 칸막이(사일로; Silo)현상은 사업부별로 자기 먹거리만 챙기고 다른 사업부에서 하는 일은 신경 쓰지 않는 사고방식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과거의 성공한 경험이 변화관리와 획기적 혁신에 커다란 장애로 존재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활동에 저해요인이 되고 있는다.
스마트팩토리는 과거와 다른 획기적인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전사적 측면에서 사일로(Silo) 현상을 벗어나(Cross-Silo, Unsiloed) 융합적인 데이터 관리 체제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또한, 전사적인 최적화 운영(Enterprise-Wise Optimization Control: EWOC)을 목적으로 설정해야 한다. 그리고 정형데이터와 비정형데이터를 융합시켜 부가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도록 생산, 판매, 물류(공급망)를 통합적으로 동기화하여 전 과정이 일체화된 생산운영관리가 되어야 한다. 결국 스마트팩토리는 제조 산업의 신조어(Manuvice, Product Servitization, Service Productization)들을 생산 현장에서 실현시키는 TSP(Total Solution Provider)이여야 한다.
그러므로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제조업에 요구되고 있는 스마트팩토리는 제조 유연성 확보와 고도의 의사결정 지원 및 판단을 위한 필수요소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제조 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스마트팩토리는 더 이상 제조업이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패러다임인 것이다.
자동차, 조선, 철강 등을 포함하여 제약, 화장품 등의 분야까지 현 시대의 제조업이 살아가기 위해선 정보통신기술과 빅데이터 활용기술, 엣지 컴퓨팅 및 인공지능 기술이 포함된 스마트팩토리를 활용해야 한다.
이에 대한 하나의 예시로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화장품 분야에서 스마트팩토리를 통한 ‘제조 경쟁력 제고의 판단이 되는 10가지 핵심 질문’ 중 3가지를 발췌하여 질문해 보았다.
첫째, “맞춤형 시장의 도래와 개인화 고객에 대해서 무엇을 만들 것인가?”
다수(B2C)를 위한 마케팅에서 ‘고객 맞춤형 스마트 팩토리에 의한 개인 맞춤형 마케팅’으로의 대전환은, 다수에게 동일한 콘텐츠를 제공하던 ‘매스 마케팅’을 거쳐 개인화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개인화 마케팅’으로 전략적인 트렌드가 변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욕구가 다양하게 변화하면서 기업들이 고객 관리와 데이터 수집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빅데이터 관리기술 기반의 개인 특성에 맞춘 1:1 ‘개인화 마케팅’을 통해 ‘맞춤형 화장품’이라는 개념이 디자인된 것이다. 이에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 Generation, Generation Y), 미닝아웃(Meaning Out)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현 시대에서는 개인화, 맞춤형이라는 단어가 시장의 핵심 키워드가 되었다.
고객들은 점점 더 개인에게 적합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받길 원하고 있다. 개인의 당일 피부 상태와 환경적 요소를 고려해 개인 맞춤형 화장품을 조제해주는 디바이스가 그 예이다. 인공지능이 카메라로 촬영된 얼굴을 통해 피부 상태를 파악, 현재의 피부 상태를 알려주고 조언을 해주는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래 그림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맞춤형 화장품을 설명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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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언제까지 만들 것인가?”
정형 데이터와 비정형 데이터의 통합 분석 및 사용은 핵심 기능이며, 생산 계획과 생산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실시간 데이터를 사용해야 한다. 린 생산(Lean Production)의 적기 생산(Just in Time: 재고를 ‘0’으로 하여 재고비용 최소화)과 스마트 팩토리의 적기 맞춤 생산(Fit In Time)을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효율적인 생산을 하기 위해선 생산 공정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지시를 내릴 수 있는 생산계획이 중요하다.
화장품 분야에서는 제품별로 장비에서 제형이 제조되는 생산시간과 충전시간, 포장시간 등을 파악해 계획에 맞춘 생산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한다. 화장품 제조 장비는 그 특성상 제품 생산 후 청결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생산계획에 혼선이 빚어지게 되면 생산 전체 흐름에 낭비요소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스마트팩토리를 통한 생산계획과 생산을 조정하여 적기 생산(Just in Time)과 적기 맞춤 생산(Fit in Time)을 실현시켜야 한다. 아래 그림은 개인 맞춤형 화장품을 준비하고 있는 연구소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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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어떻게 최상의 제품 품질을 유지할 것인가?”
디지털화된 제품과 서비스는 품질 수준에 의해서 평가 받게 된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의 핵심 중 하나는 데이터 분석 수준이며,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를 보유한 기업들이 고급분석 환경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제조업의 품질관리는 빅데이터 관리기술과 융합되어 새로운 서비스, 즉 차별화로 이어지게 된다. 수많은 데이터들은 엣지 컴퓨팅을 통해 누적되고 누적된 데이터들은 빅데이터 활용기술을 통해 현장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 분석된다.
화장품은 피부에 직접 닿기 때문에 식품 등과 함께 철저한 품질이 요구되는 분야이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으로 온?습도 등 제조장의 환경을 관리하고 칭량, 혼합, 가온 등 제조 과정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를 파악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맞춤형 화장품 연구분야의 스마트팩토리를 통한 ‘제조 경쟁력 제고의 판단이 되는 10가지 핵심 질문’ 중 3가지의 응답은 산업별로 다를 수 있는 있어도 기업의 규모에 따른 차이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스마트팩토리에 구현되는 기술, 즉 컴퓨팅, 인공지능, 분석기술, 통신기술, 빅데이터 관리기술들이 융합되어 운용(運用)되기 때문이며, 그 기술 중 하나만 빠져도 스마트팩토리의 필요충분 조건이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제조 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스마트팩토리는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패러다임(Paradigm)이며 온톨로지(Ontology)이다.
註: Ontology: 존재하는 사물과 사물 간의 관계 및 여러 개념을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형태로 표현하는 것과 존재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