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풍경] ②원격 수업·진료 시대 '한 발' 앞으로

이지민 기자I 2020.04.28 00:05:44

온라인 강의 시작했지만 잡음은 여전
대박 난 韓 방역 모델…치료제·백신 개발 기대감 ↑

전국 중·고등학교 3학년부터 온라인 개학을 시작한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여고 교실에서 선생님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첫 번째 / 온라인 강의 시작…그 후 상황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교육계의 판도를 바꿨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국내 초·중·고교와 대학교·대학원은 모두 온라인 개학·개강을 실시했다. 약 840만 명의 학생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게 된 사상 초유의 사태다.

◆ 사이트 불안정하고 ’등록금 반환’ 요청 폭주하고…’우당탕탕’ 온라인 강의

대학생들은 사이트가 불안정해 온라인 강의 수강이 어렵고 심지어는 과거의 강의를 가져와 ‘재탕’하는 교수들도 있다며 학교 측에 지속적으로 등록금 반환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현재까지 등록금 반환에 대한 학생들의 요청에 응답한 학교는 등장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대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졌다는 점을 고려해 학자금 대출금리를 추가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온라인 강의는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도 포용하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초·중·고교가 온라인 개학을 시행하며 저소득 조손가정 등 취약계층이 어려움을 겪게 된 것.

앞서 교육부가 전국 초·중·고교 학생 중 22만명 이상이 스마트 기기를 보유하지 않았다고 발표하며 취약계층 아이들의 교육권 보장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7일 “5월 초에는 등교 개학 시기와 방법을 국민들에게 알려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등교 개학에 대한 꾸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밝혔다.

한 병설 유치원에서 긴급 돌봄 교실 교사가 원아의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프라인 등교 지연... 긴급 돌봄 수요↑

개학 연기와 더불어 온라인 개학을 시작하며 학생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학부모들의 일상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특히 부모가 맞벌이를 하거나 조손가정 학생들의 경우 가정 보육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 일·가정 양립이 쉽지 않기 때문에 어린이집 긴급 보육을 찾거나 유치원과 초등학교 긴급 돌봄을 이용하는 학생들도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명대로 떨어지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완화되며 감염 우려가 감소함에 따라 긴급 돌봄 서비스 이용자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긴급 돌봄 서비스 이용자들에 대해 ‘이용 순위’를 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원격수업 시대 다가오나…해결해야 과제는?

IT(정보기술)의 발달로 온라인 강의의 제작·보급은 쉬워졌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이후를 일컫는 ‘포스트(post) 코로나’ 시대에도 원격 강의를 원활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술적·내용적 결함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속적으로 제기되던 기술적인 결함뿐 아니라 온라인 강의에 맞는 새로운 형식의 수업 내용도 필요하다는 말이다. 오프라인 수업으로도 전달할 수 있는 지식이 아니라 온라인 수업에서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내용이 무엇이 있을지 교사들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더불어 온라인 강의가 새로운 교육방식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교사의 역할이 조금 더 바뀔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교사들은 오프라인으로 학생들과 교감할 수 있는 상담사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국의 드라이브스루 방식의 코로나19 검사 방식이 전 세계적 방역 모델로 떠올랐다. (사진=연합뉴스)


두 번째 / “’K -방역’ 따르자”…국경.지역 봉쇄 없이도 확산세 진정시킨 한국

코로나19 종식을 논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등장한 지난 1월 20일 이후 우리나라의 방역체계는 해외의 이목을 집중시킬 정도로 훌륭한 모습을 보였다.

◆정교한 韓 방역 모델…코로나 대응 체계의 ‘교과서’였다

한국은 감염자와 접촉한 이들을 추적해 감염 여부 검사를 실시한 후 양성 반응을 보이면 이들을 곧바로 격리해 코로나19 확산을 최소화했다. 신용카드 사용 내역과 CC(폐쇄회로)TV, 스마트폰 위치 추적을 이용해 감염자의 동선을 파악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세계 최초로 도입한 ‘드라이브스루 코로나19 검사’ 방식도 ‘K-방역 모델’을 대표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 속도가 빠르고 전파 위험은 낮은 드라이브스루 방식은 순식간에 전 세계적 방역 모델로 떠올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최근 40여 개 국가에서 한국의 코로나 방역 경험 공유를 요청하고 있는 만큼 K-방역 모델을 경제협력 심화를 위한 자산으로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씨젠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진=씨젠)


◆국산 진단키트도 ‘빛났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국산 진단키트도 특수를 맞았다. 24일을 기준으로 총 53개사의 제품이 수출허가를 받았다. 여기엔 국내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5개사의 제품이 포함되어 있다. 이 중 SD바이오센서와 씨젠의 진단키트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현재 지난해 매출을 넘는 규모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이렇듯 해외 수출에 성공한 기업들은 올해 실적 급상승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진단키트의 필요성이 높아지며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은 언제쯤?

지난 23일 방역당국은 국내 코로나19 회복기 환자 25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중화항체가 형성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코로나19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는 말이 된다.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 시아언스가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의 임상시험 결과도 이르면 5월 중반 나올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27일 코로나19 국내 발생 100일을 앞두고 “국민들과 의료진께 깊이 감사드리지만 코로나19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라고 밝히며 국민들에게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경계를 풀지 말 것을 당부했다.

◆드라이브스루 검사에 원격 진료까지…코로나19 사태 이후 의료계는?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의료계는 가벼운 감기나 만성질환자에 한해 전화 상담과 대리처방 또는 화상 진료 등 비대면 진료를 적극 활용해왔다. 그 동안 원격 진료 등 비대면 진료 이야기에 크게 반발하던 의료계의 목소리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크게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이후에도 원격 진료와 드라이브 스루 진료 방식이 적극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언택트(비대면) 진료가 활성화하며 한국의 탄탄한 의료 시스템과 비대면 기술이 합쳐져 의료 패러다임이 새롭게 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스냅타임 이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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