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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전 대표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 참패를 책임지고 같은 해 9월 독일로 떠났다. 복귀를 선언한 것은 1년 반만이다. 이달 중순에는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념에 찌든 기득권 정치 세력들이 사생결단하며 싸우는 동안 우리의 미래, 우리의 미래세대들은 계속 착취당하고 볼모로 잡혀있을 수밖에 없다”며 정계복귀를 다짐했다.
안 전 대표의 복귀 의사에 야권은 일제히 환영했다. 바른미래당부터 분당한 새로운보수당 그리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안 전 대표가 중도를 상징하는 아이콘인 만큼 그를 품는다면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21대 총선에서 중도층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안 전 대표의 정계 복귀 선언을 적극 환영한다”며 “안 전 대표의 안착을 위해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 전 대표에 당 대표 자리를 내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안철수 전 의원이 오면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안 전 의원의 말을 들어주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제가 ‘무조건 나간다’라고 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바른미래당에서 떨어져 나온 새로운보수당 역시 안 전 대표가 탐난다. 유승민 의원은 3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하면서 ‘안철수 영입’에 문을 열어놓았음을 알렸다. 유 의원은 안 전 대표의 복귀를 “환영한다”면서 “2년 전 이 자리에서 국민께 약속드린 ‘개혁보수와 실용중도가 힘 합쳐서 잘 해보자’는 그 정신에 여전히 동의하는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만약 노선이 변하지 않았다면 새로운보수당에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읽힌다.
새로운보수당의 하태경 창당준비위원장은 “안 전 대표의 귀국을 열렬히 환영한다”며 “안 전 대표가 추구했던 새정치의 가치가 유효하다. 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보수대통합에 안 전 대표의 자리도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중도표심까지 염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 싸워서 대한민국을 살려야 한다’는 관점에서 가급적 모든 분들이 함께하는 대통합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안 전 대표가 판을 흔들지는 못할 것이라 보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등 경계하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전 의원은 2일 SNS에 ‘안철수가 성공할 수 없는 이유’라는 글을 올리며 비판했다. 그는 “단언컨대 안철수는 성공하기 힘들다. 성공했으면 벌써 했다”며 “‘우물쭈물하다 내 그럴 줄 알았다’는 말처럼 여러 번의 기회를 날렸다”고 우유부단한 성격을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