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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오디오 명가도 `러브콜`..LG, OLED 판 키운다

이재운 기자I 2017.12.14 04:50:15

뱅앤올룹슨 OLED TV, 한국 비롯한 글로벌 출시
LGD 패널은 물론 LG전자 스마트TV OS까지 탑재
"올레드, 이제 대명사化" LG 자신감 속 승진 잔치

뱅앤올룹슨이 한국시장에 출시한 OLED TV ‘베오비전 이클립스(BeoVision Eclipse)’ 옆에서 회사 모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제품은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은 물론 LG전자의 스마트TV 운영체제 ‘웹OS 3.5’를 탑재하는 등 LG전자와의 협업을 강조했다. 뱅앤올룹슨 제공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LG전자(066570)LG디스플레이(034220)의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진영’이 탄력을 받고 있다. LG 브랜드 제품은 물론이고, 해외 업체들이 LG전자의 기술을 바탕으로 한 OLED TV를 속속 출시하며 OLED 진영의 외연이 커지고 있다. 고급(프리미엄) 브랜드의 출시에 고가 시장에서 OLED의 입지도 더욱 넓어지는 흐름이다.

13일 덴마크 유명 영상·음향기기 제조사 ‘뱅앤올룹슨(Bang & Olufsen)’은 서울 강남구 전시장에서 OLED TV ‘베오비전 이클립스(BeoVision Eclipse)’를 한국 시장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뱅앤올룹슨은 이 제품을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국제 전자산업 박람회 IFA2017에서 처음 공개한 뒤 출시 지역을 늘려가고 있다. 가격은 55인치 제품이 1790만원, 65인치 제품이 2390만원으로 높은 수준이다. 웬디 웡 뱅앤올룹슨 아시아지사장은 “한국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Extremely Important Market)”이라며 “한국의 7개 매장 중 3곳이 글로벌 50대 매장(매출 기준)에 포함될 정도”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뱅앤올룹슨의 TV 판매량은 연간 10% 이상 성장하고 있는데, 고가임을 고려하면 매출 규모는 상당하다. 한국 시장은 이미 OLED TV에 대한 호응이 높은 곳이다. LG전자는 지난 9월 월간 OLED TV 판매량이 1만대를 넘어섰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내 TV 시장의 월 전체 판매량의 6% 정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뱅앤올룹슨 관계자는 국내에서 OLED TV 제품을 적어도 ‘세 자리수 단위’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패널도 OS도 전부 ‘LG’..올레드 진영 확대 적극 행보

뱅앤올룹슨 제품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LG전자와 협업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이다. 스마트TV 기능을 구동하는 기반인 운영체제(OS)로 LG전자가 개발한 웹OS 3.5 버전을 탑재했고, LG디스플레이가 만든 4K(UHD) 해상도 패널에 자신들의 오디오 기술을 결합해 제품을 선보였다. LG전자와의 협업 사항으로 OS는 물론 △4K 초고해상도 영상 처리 기술 △OLED 패널 관련 최적화 △모바일 기기와 연동한 무선 오디오 스트리밍 △다양한 인터넷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등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를 종합해보면 LG전자가 스마트TV를 다 만들어주고, 거기에 오디오와 디자인만 자체적으로 만든 형태로 볼 수 있을 정도다. 즉 LG전자가 다른 TV 제조사들의 OLED 채택을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개발과 마케팅을 공동으로 진행하며 ‘OLED 생태계’ 외연 확장에 적극적으로 승부를 거는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현재 OLED TV를 출시한 업체는 LG전자와 뱅앤올룹슨을 비롯해 독일의 뢰베, 네덜란드의 필립스, 일본의 소니와 파나소닉 등 13개 업체에 달한다. 또 새해에 중국 등 신흥국 업체와도 손을 잡고 역시 OLED TV를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LG전자가 뱅앤올룹슨과 진행한 것처럼 적극적인 협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레드, 이제는 대명사’ 승진도 OLED에 집중

대형 OLED와 이를 기반으로 한 OLED TV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적자를 감수하며 2013년부터 4년여에 걸쳐 뚝심있게 추진해 온 사업이다. 끊임없는 비용 절감과 규모의 경제 확보 등 투자활동을 통해 내년부터 흑자전환이 기대되고 있다. 보급형 제품의 경우 200만원대까지 가격을 낮췄고, 동시에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수 천만원대 가격의 대형 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을 키워왔다. 아직 퀀텀닷(양자점) 기반 제품이 다소 불완전한 기술 구현으로 비판받는 사이 새로운 시장 개척에 성공했다. 이에 LG그룹도 내년도 임원인사에서 OLED와 관련된 인물을 대거 승진시켰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LG전자 HE사업본부를 이끌었던 하현회 ㈜LG 대표가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을 비롯해 LG전자에서 부사장으로 HE사업본부장을 맡아 수익성을 개선해 온 권봉석 본부장이 사장으로, 역시 HE사업본부에서 올레드TV 개발을 주도해 온 황정환 부사장은 모바일 담당 MC사업본부장 사장으로 각각 영전했다. LG디스플레이에서도 이미 지난해 한상범 대표이사가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올해는 TV사업본부장인 황용기 부사장과 최고기술책임자(CTO)인 강인병 전무가 각각 사장과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올레드라는 명칭이 점차 OLED 기술에 대한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다”며 “다른 대기업 계열사에서도 전부 올레드라는 명칭을 대내·외에서 모두 사용할 정도”라고 전했다.

이란 테헤란 시내 차르수몰에서 지난 9월 열린 LG 시그니처 제품군 출시 기념행사에서 방문객들이 LG전자의 올레드TV를 살펴보고 있다. 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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