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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정수기 파동 맞은 정수기업계 "직수형 정수기가 뜬다"

채상우 기자I 2016.12.15 05:00:00

얼음정수기 파동 이후 복합기능에 대한 불신 생겨
저수조 없어 관리 편하고 기능 간소화 된 ''직수형 정수기'' 인기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얼음정수기에서 니켈이 검출돼 홍역을 치룬 국내 정수기 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얼음을 만드는 것과 같이 정수기에 여러 부가 기능이 탑재된 ‘복합기능 정수기’에 대한 인기가 식으면서 기능과 디자인이 간소화된 직수형 정수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정수기업계는 얼음정수기 파동 이후 제빙과 같은 특수 기능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한다. 기능이 많을수록 관리가 힘들뿐 아니라 제품 안전성 및 신뢰에도 금이 가 사실상 다른 기능들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비용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여러 기능이 탑재된 제품을 구입할 이유를 고객들이 찾지 못하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제빙기능뿐 아니라 전체적인 정수기 시장에서 탄산수 제조, 우유 거품 만들기 등 다양한 기능들이 탑재된 제품에 대한 선호가 감소하는 추세”라며 “아울러 저수조가 없어 관리가 편하고 저수조에 물이 고여 생기는 문제점을 완전히 제거한 직수형 정수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수형 정수기란 저수조를 거치지 않고 수돗물을 곧바로 정수하는 정수기다. 저수조가 있는 역삼투합 정수기에 비해 필터의 너비가 넓어 수돗물에 있는 미네랄을 남긴다는 장점이 있으며 저수조가 없기 때문에 관리가 수월하고 정수기 크기가 작다. 단 필터 너비가 넓어 수질이 나쁜 지역의 경우 수돗물에 남은 나쁜 물질이 걸러지지 않을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최근에는 전자기를 이용해 한번 더 정수를 하는 직수형 정수기도 등장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정수기 시장 규모는 2조2000억원. 이 중 직수형 정수기 시장 규모는 전체의 20%인 4400억원으로 전년(3000억원 규모) 대비 140% 성장했다.

SK매직(구 동양매직)은 정수기 시장 전체에서는 코웨이(021240)와 청호나이스에 이어 세 번째지만 직수형 정수기 부문에서는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K매직은 지난 8월 말 기준 직수형 정수기 신규 렌탈 계정수 27만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신규 렌탈 계정 수가 30만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증가한 것. 동양매직은 올해 신규 렌탈 계정 수가 4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 ‘퓨리케어 슬림 정수기’(왼쪽부터), 교원 ‘웰스tt’, SK매직 ‘슈퍼S’. 사진=각사 제공
LG전자(066570)는 올해 초 출시한 직수형 정수기인 ‘퓨리케어 슬림 정수기’는 지난달 기준 누적판매 13만대를 넘어섰다. 10월에만 월 판매 3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1분30초당 1대 씩 팔리는 셈이다.

교원은 지난 7월 물탱크는 물론 냉각탱크까지 없앤 직수형 정수기 ‘웰스 tt’를 출시했다. 얼음정수기 파동에 따라 웰스 tt는 출시 한달만에 1만5000개가 팔렸다. 교원웰스는 올 연말까지 직수형 정수기 제품군을 확대하며 50% 수준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청호나이스는 내년 출시 예정이었던 탄산수 제조 기능이 들어간 정수기를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출시를 재검토하고 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애당초 출시가 정확히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업계에서는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 출시를 변경한 것으로 판단한다.

반면 업계 독보적 1위인 코웨이는 업계의 변화에 아랑곳하지 않고 독자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직수형을 주력으로 하지 않고 있는 코웨이는 IoT(사물가전) 기능을 탑재한 정수기로 내년 정수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코웨이 ‘마이한뼘정수기 IoCare‘. 사진=코웨이
코웨이가 최근 출시한 코웨이 ‘마이한뼘정수기 IoCare‘는 사물인터넷을 적용한 첫 제품이다. 서용자의 음용량 정보를 기억해 개인별 물 음용 습관 관리를 해주며 ’고장 진단 안심 케어 시스템‘을 적용해 정수기의 정상 작동 여부 및 이상 감지 시 콜센터로 바로 연결해 준다.

코웨이 관계자는 “정수기 시장에 새로운 기술이 접목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가운데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소비자 편리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코웨이는 사업을 집중한다”고 말했다.

한편 얼음정수기 파동이 발생한 후인 올해 3분기 얼음정수기 판매량는 전체적으로 전년 동기대비 줄었다. 청호나이스의 얼음정수기 판매·렌탈 수치는 올해 3분기 2만45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00대 감소했다. 코웨이는 얼음정수기 여파로 전체 환경가전 렌탈 판매량이 지난 3분기 누적기준 전년 동기 대비 15.6% 감소한 28만5000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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