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자신의 복심으로 알려진 이정현 의원이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출되자 이틀 뒤 새 지도부를 청와대로 불러 당선을 축하하면서 물냉면과 능성어찜을 대접했다. 호남 출신인 이 대표에 대한 배려였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바닷가재, 훈제연어, 송로버섯, 캐비어 샐러드, 샥스핀찜, 한우갈비 등이 줄줄이 오른 초호화 식탁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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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송로버섯을 주재료가 아닌 향신료로 조금 썼을 뿐이라고 해명한다. 유명 요리사들도 이에 동의하며 1인당 식사에 포함된 송로버섯 비용이 기껏 몇천원 정도였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송로버섯을 제외한 나머지 식단만으로도 핀잔을 듣기에 충분하다. 높으신 분들께서는 이렇게 산해진미를 즐기며 전기료를 몇천원씩 깎아준다고 생색을 냈으니 서민들의 화가 치솟는 것도 당연하다.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그날의 식사비용이 김영란법 시행령에서 규정한 1인당 식사접대비 상한선 3만원은 훌쩍 뛰어넘었을 게 틀림없다. 청와대나 국회의원들이나 당연히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다. 시행까지는 아직 한달 넘게 남았지만 청와대부터 솔선하지 않고 국민에게만 법 준수를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값비싼 수입 식재료가 다수 포함된 것도 거슬린다. 청와대는 차제에 식단을 바꾸는 방안을 심각히 고려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