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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이들 4개사가 그동안 전국에 분양한 신규아파트의 누적 계약률은 100%에 육박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미분양으로 애를 먹고 있지만 이들 건설사의 미분양 물량은 거의 없다.
호반건설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4년간 전국에 2만5000여가구를 공급했다. 웬만한 대형 건설사보다 많은 규모로, 누적 분양률은 99%다. 우미건설은 2011년부터 3년간 전국 15개 단지에서 9300여가구를 분양했다. 현재까지 100% 완판됐다. 반도건설도 지난해 분양한 3390가구를 포함해 최근 몇년 새 계약률 100%를 달성, 미분양은 한 채도 없다. 중흥건설은 2012년, 2013년 2년 연속 전국 3위의 공급 실적을 올렸다.
주택사업 성공은 회사 매출 신장과 경영 안정으로 이어졌다. 도급사업 수주 실력을 말해주는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오르기 마련이다. 호반건설은 2011년 시공능력평가순위 49위에서 지난해 24위에 안착했다. 2011년 56위였던 우미건설은 지난해 45위로 올라섰다. 중흥건설도 같은 기간 94위에서 63위로, 반도건설은 63위에서 61위로 올랐다.
이들이 주택전문기업 강자로 부상한 데는 그 이전 시장을 주도했던 중견 건설사들과는 대조적인 사업 전략과 경영 철학 덕분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주택 전문 중견건설사로는 벽산건설·우림건설·월드건설·현진·동일토건 등이 유명했다. 2000년대 초·중반 매출이 1조원대에 육박할 정도로 승승장구한 이들은 무리한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과 해외 주택시장 진출 등 외형 성장에 주력했다. 하지만 건설경기 침체가 길어지자 버티지 못하고 결국 부도 상황에 직면했다.
반면 최근 주택 전문기업 자리를 꿰찬 4인방은 외형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사실 이들도 주택사업 비중이 전체의 80%가 넘을 정도로 치우쳐 있다. 하지만 예전 주택건설사들과 달리 이들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 낮은 부채비율 유지, 무리한 사업 지양 등 내실 다지기를 기본으로 삼고 있다.
호반건설은 ‘분양률 90% 룰’이 사업 철칙이다. 분양한 사업장 계약률이 90%를 넘지 않으면 다른 사업장에서 신규 분양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단 한 장의 어음도 사용하지 않고, 공사비 100% 전액 현금 결제’라는 독특한 경영 기법도 눈길을 끈다.
우미건설과 반도건설도 공공택지 위주의 보수적인 사업 진행을 기본으로 삼는 등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 건설사의 경우 2011년 대형 건설사들이 계약을 해지하고 떠난 세종시 공동주택 용지를 사들여 분양에 성공하는 등 틈새시장 전략이 빛을 발했다.
주택업계 신흥 4인방은 올해도 대형 건설사 중심의 분양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호반건설은 2만여가구, 우미건설은 6000여가구, 반도건설은 3390가구, 중흥건설은 1576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업체가 2000년대 중반 사업을 크게 확장했다가 쓴 맛을 본 경험이 이들에게 약이 된 것”이라며 “이를 교훈으로 삼아 주택업계 전반이 체질 강화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