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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사흘만에 하락..차익매물+QE축소우려

이정훈 기자I 2013.11.13 06:04:44

다우-S&P지수 소폭하락..나스닥은 상대적 강세
`US에어-아메리칸 합병` 항공주 강세..디시도 상승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사흘만에 소폭 하락했다. 그동안 상승에 따른 차익매물이 나오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감이 다시 부각된 탓이었다.

12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32.43포인트, 0.21% 하락한 1만57750.67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4.20포인트, 0.24% 내려간 1767.69를 기록했다. 다만 나스닥지수만 홀로 전일보다 0.13포인트, 0% 오른 3919.92를 기록했다.

독일 등 유로존에서의 물가 상승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며 수요 증가가 강하지 않다는 점을 확인시킨 가운데 미국에서도 지난달 자영업자들의 경기 전망지수가 7개월만에 최악을 기록하며 시장 분위기를 다소 냉각시켰다.

이런 가운데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양적완화가 영원히 지속될 순 없다”며 시장이 양적완화 규모 축소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도 부담이 됐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12월에 양적완화가 축소될 수 있다고 시사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최대 건설회사인 D.R호튼과 디시 네트워크 등의 실적이 호조를 보였지만, 유로존에서는 부진한 기업 실적이 발목을 잡았다. 중국에서는 3중전회를 마친 뒤 공산당이 시장 중심의 개혁을 약속했지만, 큰 재료가 되진 못했다.

미국 법무부의 반대에 부딪혀 좌초 위기를 겪었던 US에어웨이스와 아메리칸항공의 세계 최대 항공사 결합이 조건부로 승인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US에어웨이스가 1% 이상 상승했고, 아메리칸의 모기업인 AMR은 20% 이상 급등했다. 또 이들의 일부 시설을 인수하게 된 젯블루와 사우스웨스턴 에어라인 등도 동반 상승했다.

또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던 디시 네트워크는 6%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시스코 시스템즈도 1.30% 올랐다. 건설업체인 D.R.호튼도 실적 호조를 등에 업고 5% 가까이 급등했다.

반면 양호한 이익을 기록하면서도 매출액이 기대에 다소 못미쳤던 뉴스코프는 2% 가까이 하락했다. 장 마감 이후에 실적을 공개하는 포트벨리와 밥콕 앤윌콕스가 상승한 반면 실적 악화 우려에 MBIA만 홀로 약세를 보였다.

◇ 美 휘발유값, 2년 9개월래 최저..“더 내려갈듯”

미국의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2년 9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연말까지 갤런당 3달러(리터당 850원)까지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자동차협회(AAA)는 이날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3.18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주 3.24달러보다 6센트 하락했고, 한 달전의 3.34달러에 비해서는 16센트나 내려간 것이다. 특히 이는 지난 2011년 2월22일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미국에서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10주 연속으로 하락했고, 여름 휴가철이 끝난 지난 노동절 연휴 이후에만 갤런당 41센트나 하락했다.

아울러 미국 전국의 주유소 네 곳 가운데 한 곳에서는 프리미엄급이 아닌 보통(레귤러) 휘발유를 이미 갤런당 3달러 이하로 팔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갤런당 3.5달러 이상인 곳은 10%에 불과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AA측은 풍부한 원유 공급량과 휘발유 수요 둔화, 정제 비용 감소 등으로 인해 연말에는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3달러까지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AAA에 따르면 미국 운전자들이 휘발유 구입에 지불하는 비용은 최근 99일 연속으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 US에어-아메리칸항공, 美정부와 조건부 합병 합의

미국 정부가 제동을 건 US에어웨이스와 아메리칸항공간 합병이 조건부로 승인될 전망이다. 미 법무부와 항공사들은 7개 공항에서의 출항을 포기하기로 합의했고, 법원 승인시 최종 확정된다.

미 법무부는 이날 US에어웨이스와 아메리칸항공간의 합병이 반독점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제소했던 워싱턴 연방법원에서 이같은 내용으로 항공사측과 잠정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합병 이후 세계 최대 항공사가 되는 US에어웨이스와 아메리칸항공은 시장 독점을 피하기 위해 뉴욕 라구아디아와 워싱턴D.C 레이건, 보스턴 로건, 시카고 오헤어, 로스앤젤레스(LA), 댈러스 러브필드, 마이애미 등 주요 도시 공항에서 슬롯(시간당 비행기 이착륙 횟수)배정과 게이트, 육상시설 등을 대거 축소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로건 공항 시설은 저가 항공사인 젯블루가, 뉴욕 라구아디아 공항 시설은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이 각각 인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합의는 법원의 승인이 있을 경우 최종 확정된다. 이 경우 법무부는 양사의 합병을 곧바로 승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미 법무부는 지난 8월 “세계 최대 항공사가 탄생하게 되는 이번 합병은 미국에서 상업용 항공운송 경쟁을 약화시키고 결국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항공요금을 부담하게 하면서 낮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승인에 반대한 바 있다.

◇ 피셔 “QE 영원히 지속못해”..록하트는 12월 축소시사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에 반대해 온 ‘매파’ 성향의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양적완화는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며 앞으로 축소 가능성에 대비해야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그는 “연준의 정책 변화와 개입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쳐왔던 만큼 시장이 연준 정책에 민감하다는 점을 이해하지만, 이제 시장은 양적완화 프로그램이 영원히 지속될 순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벌써 연준의 재무제표 규모는 4조달러에 이르고 있는데, 연준이 늘릴 수 있는 재무제표 규모에도 한계가 있다”며 “특히 우리가 사들이는 모든 채권은 과도한 준비금으로 우리에게 반대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연준 재무제표가 지속적으로 확대돼 온 만큼 어느 시점에는 자산 매입 규모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달초 피셔 총재는 내년 3월 이전에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연준 양적완화 조치를 지지해온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개인적으로는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인 2% 수준까지 더 근접하는 모습을 확인하고 싶다”고 밝히면서도 12월에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규모 축소가 현실화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록하트 총재는 “12월 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규모 축소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수 있지만, 판단은 어느 하나의 지표만 토대로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해 축소 결정 여지를 남겼다.

◇ 美 자영업자 경기전망, 7개월래 최악..셧다운 여파

지난달 미국 자영업자와 소규모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하락세를 보이며 최근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미자영업자연맹(NFIB)이 발표한 지난 10월중 자영업자 경기신뢰지수가 91.6을 기록했다. 이는 앞선 9월의 93.9보다 낮아진 것으로, 지난 3월 이후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세부 항목별로 10개 지수 가운데 7개가 하락한 가운데 특히 향후 6개월후 경기 전망에 대한 지수가 전월의 마이너스(-) 7에서 -17로 크게 악화됐다. 제품 판매 전망과 기업여건지수 등도 동반 하락했다.

윌리엄 던켈버그 NFI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정치권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자영업자들의 경기 낙관론이 크게 악화되는 모습이었다”며 “결국 불확실성은 경제에 가장 큰 적이라는 점이 재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신뢰지수는 지난달말까지 모두 1940곳의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 DR호튼, 4Q 실적 선방..디시네트워크도 호조세

미국 최대 주택 건설업체인 D.R.호튼의 올 4분기(8~10월) 순이익이 1억3950만달러, 주당 40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1억10만달러, 주당 30센트보다 증가한 것으로, 시장 전망치인 40센트에도 부합했다. 또 같은 기간 매출액은 18억2000만달러로, 전년동기의 13억달러보다 40%나 급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와 일치한 것이다.

이 기간중 D.R호튼은 계약을 체결한 주택 건설주수는 22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3%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이 기간중 주택의 평균 판매가격은 26만1400달러로, 작년보다 15%나 상승했다”며 “이는 주택을 옮기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어났고 시장에서 주택 판매업체들의 바기닝 파워가 확대된데 따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내 2위 위성방송업체인 디시 네트워크의 올 3분기(8~10월) 이익과 매출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호조세를 보였다. 디시는 3분기중 순이익이 3억1500만달러, 주당 68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1억5800만달러, 주당 35센트 순손실에서 흑자로 전환된 것이다. 아울러 주당 45센트였던 시장 전망치도 앞질렀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6억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의 35억2000만달러보다 증가했고 35억9000만달러였던 시장 전망치도 소폭 웃돌았다. 디시는 이 기간중 유료TV 가입자수가 3만5000명 증가했고 광대역 인터넷서비스 가입자도 7만5000명 순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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