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칼럼]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지향점

편집부 기자I 2013.07.18 07:00:01
[김현숙 새누리당 국회의원] 지금 필자는 국회의원의 직을 수행하고 있지만 원래는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다. 요즘 대학생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의외로 대학교를 졸업하는 시점까지 본인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잘하는지 파악하고 있는 학생들이 그다지 많지 않다.

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한참을 고민하다 마냥 어떻게든 되겠지, 대기업에 가면 되겠지 등으로 대답을 얼버무리기 일쑤다.

그런다고 대학생들이 특별한 생각 없이 마음 편하게 사는가?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이것이 비단 학생들만의 일일까? 젊은 2030세대 대부분 자신의 꿈은 잘 대답하지 못하면서도 현재 상황과 사회의 속도에 자신만이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동시에 같이 가지고 있지는 않을까.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 가지 제안하고 싶다. 일단 스스로 자신을 이해해보도록 노력해보자. 불안한 것은 맞다. 본인도 답을 모르는 이 상황을 이겨보고자 스스로에게 명령하지 말고, 강요하지 말고, 단지 자신을 너그러이 이해해보라는 것이다. 너무 옭아매지 말고, 너무 빨리 결정지으려고 하지 말자.

무언가를 미워한다면 ‘미워하지 말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미워하고. 무언가를 좋아한다면 ‘좋아하지 말자’ 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좋아하고. 안되면 말고, 될 것은 되는 것이고 아니면 아니라고 생각해보자. 자신에게 빨리 새로운 불안함을 벗어나는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고 만들라고 강요하지 말자. 편하게 가자. 그런 생각.

보다 큰 것을 보고 가자. 여기서 말하는 큰 것이란, 연봉과 스펙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이며 자신에 대한 자긍심이다. 지금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있는 일에 온몸을 던져 치열하게 사는 자가 얻는 것은 행운 이전에 행복이며 그 누구도, 세상 무엇도 감히 터치할 수 없는 자신감일 것이다.

움직이지 않으면 뒤로 가는 것이고 발전하지 않으면 퇴행하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사는 현재라고 많이들 말한다. 그러나 이제 가는 삶을 상상해 보자.

인라인을 타고 자전거를 타고 자동차를 타고 땅을 스치듯이 빠르게. 그렇게 느낄 틈도 주지 않고 달리기보다는 신발을 벗고, 맨발의 감촉으로 땅과 함께 호흡하며. 천천히 그리고 꼿꼿하게.

길은 얼마나 빨리 가는가 보다 어떤 곳으로 향해가는 문제이며 그 미지의 곳으로 가는 어떤 길을 선택하는가의 명제이고 무엇보다 어떤 마음으로 한 발 한 발을 내딛는지가 핵심이다.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지향점이다. 그리고 그 지향점에서의 행복이며 너울거림이다. 정지해 있는 모든 젊음에게 감히 말한다. 당신은 속도로부터 정지해 있는가 꿈으로부터 정지해 있는가. 해답은 속도에 있지 않다.

대한민국의 2030세대여, 인생이라는 숲에서 나무 한두 그루쯤은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긴 여행에서 하루 더 먼저 파리에 도착했는지 하루 더 파리에 머물렀는지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인생은 어디로 향해가는 가의 문제이지 얼마나 빠른가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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