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철광석과 석탄 등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산업용 전기 요금도 크게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철강 가격 인상에 따른 철강주 주가 및 철강을 소재로 사용하고 있는 건설(형강), 자동차·가전(냉연강판), 조선(후판) 등 전방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철강사들이 제품가격을 올리고 있지만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전방 산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005490)와 현대제철(004020)이 1월 열연강판 유통가격을 톤당 2만~3만원 올린 70만원대 중후반으로 책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모든 품목으로 가격 인상이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냉연강판의 소재인 열연강판 가격이 오르면서 냉연강판 생산 업체인 유니온스틸(003640)과 현대하이스코(010520) 동부제철(016380) 등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이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001230) 등 형강 제품 생산 업체도 최근 일반 형강 가격을 톤당 3만원 정도 인상한 85만원으로 정했다. H형강과 철근 가격 역시 톤당 4만~5만원 가량 올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제품 가격 인상은 실적 개선 및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한다. 박병칠 IBK투자증권 연구원 “경기 회복 기대감과 경쟁사인 중국기업들이 선제로 가격을 인상하면서 가격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고, 수익성이 일정 부분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수요 회복이 뒷받침되고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의 효과는 한계가 있다.
김창호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철강재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실수요 증가보다는 철광석 가격 상승에 따른 것으로 판단한다”며 “비용 압박에 따른 철강재 가격 상승과 실적 회복은 한계에 달할 것”으로 평가했다.
조선, 자동차, 건설 등 전방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에 가격을 올리는 품목에 후판은 제외된 만큼 조선업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고, 가전과 자동차 업종은 최근 업황 등을 고려할 때 냉연강판 가격 인상 폭이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우려가 가장 컸던 건설업종도 전체 원가에서 차지하는 철강 비중이 크지 않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 가격 인상 시 건설업종이 가장 큰 피해업종으로 부각되는 데 실제는 인건비가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전체 원가에서 철강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5~6%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철강 가격 인상이 건설사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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