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법원 "삼성-애플 한심하다"..합의의향 타진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삼성전자(005930)와 애플간 특허침해 본안 소송을 맡은 호주법원이 양측에 대해 “한심하다(ridiculous)”며 합의를 통한 타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IT전문 매체들에 따르면 이날부터 무선 전송기술과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디자인을 둘러싼 삼성과 애플간 본안 소송을 개시한 호주연방법원 애너벨 베넷 판사는 재판 첫날 “양측 소송전은 참 한심하다”고 언급했다.

호주연방법원에서의 삼성과 애플간 소송전은 지난해부터 시작돼 그동안 서로간의 맞소송과 삼성전자 ‘갤럭시탭10.1’의 일시 판매금지 후 판매재개 등으로 벌써 1년씩이나 끌어오면서도 어느 한 쪽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 자리에서 베넷 판사는 양측 변호사들에게 “도대체 왜 이렇게 소송을 계속 하려고 하느냐”고 반문하며 “두 회사를 법정에서 다시 보게 된 것이 유쾌하지 않다”며 개인적인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만약 다른 회사들이었다면 이 소송은 즉각 양측이 합의하도록 곧바로 중재 협상으로 보내졌을 것”이라며 양측 변호사들에게 “합의에 나설 의향은 없느냐”고 의사를 타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양측의 합의 가능성을 극히 낮게 보고 있다. 삼성와 애플 양측은 이미 미국 연방법원 명령으로 최고경영자(CEO)들까지 참석한 합의 절차를 가졌지만, 결국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었다.

한편 이번 호주연방법원의 재판은 미국에서 이달 말 시작되는 본안 소송의 전초전으로 볼 수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의 특허 소송은 오는 10월 중순경에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