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의 녹십자생명 인수 노림수?

원정희 기자I 2012.02.12 11:10:03

그룹 포트폴리오 차원 금융 강화..안정적 이익 확보
향후 후계 염두에 둔 계열사 확대 시각도

[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이 녹십자(006280)생명을 인수한 것을 두고 관련업계의 해석이 분분하다.

녹십자생명은 생명보험회사로 자동차보험을 팔 수 없기 때문에 그룹 내 자동차금융 사업 강화 등 직접적인 시너지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때문에 후계구도를 염두에 둔 M&A라는 시각과 함께 금융부문 강화를 통한 그룹의 자동차 집중도 완화와 장기적으로 안정된 수익성 확보 차원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의 현금성자산이 15조가 넘는 등 현금흐름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이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투자가 필요하지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은 자동차부문의 양적 성장 대신 질적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가 따르는 공장 건설이 아닌 제 3의 투자 대안이 절실한 상황에서 그 타깃이 금융부문이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매년 1조엔씩의 영업이익을 냈던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최근 2~3년 절반 밑으로 줄었지만 도요타파이낸셜서비스가 자동차 이익과 맞먹는 안정적인 영업이익으로 그룹 수익을 받쳐주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전기차시대가 다가올수록 완성차업체의 부가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보험사업은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그룹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녹십자생명은 23개 보험사 가운데 자산규모 18위에 불과해 당장 큰 기대를 걸긴 어렵다. 하지만 계열사 HMC투자증권이 증권사 퇴직연금부문 1위에 올랐듯 그룹 계열사들의 힘으로 어느정도 볼륨(규모)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당장 울산지역 내 보험시장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도 내다봤다.

대형 보험사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도 삼성그룹 처럼 포트폴리오를 갖춰 금융계열사를 키우고 싶은 욕심이 있을 것"이라며 "녹십자생명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몽구 회장의 그룹 후계구도와 연관 짓는 시각도 있다. 현대차그룹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의 사위인 정태영 사장에게 현대카드·캐피탈 대신에 녹십자생명 등 일부 금융계열사를 물려줌으로써 잡음없이 계열사를 적절히 안배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해석했다.

현대카드의 경우 현재 정태영·정명이 부부의 주식은 없다. 다만 녹십자생명을 현대모비스와 함께 인수하게 될 현대커머셜은 현대차와 정태영 사장 부부가 각각 50%씩을 갖고 있다.


▶ 관련기사 ◀
☞현대차, 국제스키연맹 후원해 유럽 뚫는다
☞[포토]현대차, `We are Ready 2012!` 고객감동 캠페인
☞기아차, 美 보유비용평가 일반브랜드 1위..럭셔리 1위는 아우디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