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자신의 사퇴와 연립정부 구성 합의를 공식화했지만, 아직 후임 총리는 안갯속에 가려있다. 정치세력간 이견이 커 막판 진통을 겪고 있어 이르면 10일쯤 공개될 수 있지만, 이 역시 불확실하다.
9일(현지시간) 그리스 대통령궁은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과 파판드레우 총리, 제1야당인 신민당 안토니오 사마라스 당수, 극우정당인 라오스의 게오르기오스 카라차페리스 당수 등과의 회동 직후 성명을 통해 "새 총리를 누구로 선임할지를 놓고 10일에도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직전 파판드레우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했고 새로 구성되는 연정에 도움이 되기 위해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새 총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었다. 따라서 이 회동에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론에 이르지 못한 셈이다.
이와 관련, 그리스는 현재 거국내각을 이끌 총리 선임을 두고 집권 사회당과 신민당, 라오스 등 사이에 이견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전까지만해도 종전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루카스 파파데모스 전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 겸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 대신 필리포스 페트살니코스 국회의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알려졌고, 일부 언론은 정부 관료들을 인용해 내정 소식을 보도했다.
그러나 라오스의 카라차페리스 당수는 대통령궁에서의 회동 직후 "처음부터 페찰니코스 의장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었다"며 파파데모스 전 부총재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집권 사회당의 스피로스 보우기아스 의원도 이날 "유일한 대안은 파파데모스 전 부총재"라며 "내일 아침에 그가 총리직을 수용한다면 우리는 더 강한 정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페찰니코스 의장에 대해 여전히 집권 사회당과 신민당이 지지하고 있지만, 일부 사회당 인사들과 라오스가 파파데모스의 기용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는 형국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밖에도 현지 언론들은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재무장관이 기용될 가능성도 여전하다고 보도하고 있고, 친정부 성향의 일간지인 투버마가 지목한 바실리아스 스쿠리스 전 유럽사법재판소(ECJ) 소장, 아포스톨로스 카클라마니스 사회당 의원 등도 광의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일단 이르면 10일쯤 총리 내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후 2차 구제금융안 승인과 긴축이행 서명 제출 등을 통한 6차 구제금융 80억유로 지원 집행 등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정이 더 늦춰질 경우 불확실성은 더 커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