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연이틀 상승했다. 유럽 위기에 대한 우려가 크게 완화된데다 경제지표 호조로 리세션에 대한 불안도 가라앉았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31.24포인트, 1.21% 상승한 1만939.95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일대비 20.08포인트, 1.79% 높은 1144.03을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도 55.69포인트, 2.32% 오른 2460.51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이날엔 지수의 장중 변동폭도 크게 낮아져 안정적인 흐름이었다. 흔히 `공포지수`라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VIX지수도 38수준으로 낮아졌다.
이같은 지수 반등세는 유로존 우려가 크게 완화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개장전부터 트로이카 실사단 고위관료가 "그리스에 대한 다음달 80억유로 지원 집행 승인이 결국에 가능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그리스 우려가 크게 줄었고, 유로존의 은행권 자본확충 공조 속에 국제통화기금(IMF)이 그 규모가 1000억~2000억유로에 불과할 것이라고 추정한 것도 힘이 됐다.
장중에 나온 9월중 미국의 민간 순고용이 9만1000명이나 늘었다는 ADP 고용지표도 호재로 작용했다. 유럽증시도 3~4%씩 크게 반등하며 투자심리를 살렸다.
대부분 업종들이 상승한 가운데 특히 소재주, 산업재주 등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유가 상승까지 가세하면서 알파내추럴리소스가 12.96%나 급등했고 석탄개발업체인 아치콜도 8.42%나 올랐다.
기술주도 강한 흐름이었다. 전날 `아이폰4S` 발표로 실망감을 줬던 애플은 1.54% 반등했고 보다폰의 인수합병 루머가 나돌았던 리서치인모션(RIM)은 12.36%나 치솟았다. 야후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인수 추진 루머에 10% 급등했다. 구글은 투자의견 강등소식에도 0.56% 올랐다.
유럽 우려가 줄어들었지만 차익매물로 금융주는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골드만삭스가 0.31% 하락했고 뱅크오브뉴욕멜론도 2.87% 하락했다. 그러나 씨티그룹은 1.31% 올랐다.
유로존 규제당국으로부터 독일 증권거래소와의 합병 거부 소식을 들은 NYSE 유로넥스트는 3.15% 반등했고 분기 이익 전망치를 밑돌았던 코스트코는 1.71% 하락했다.
◇ 한-미FTA법안, 美상임위 통과
미국 하원 소관상임위인 세입위원회가 전체회의를 열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을 가결 처리했다.
공화당의 데이브 캠프 의원이 위원장으로 주재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에서 한-미FTA 이행법안은 찬성 31표, 반대 5표로 통과됐다.
이날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은 회기 기준상 48시간이 지난 뒤에야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는 만큼 다음주 초쯤 하원 전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캠프 위원장은 "다음주 열린 하원 전체회의에서도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낙관했다.
또 하원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 서두를 경우 오는 13일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워싱턴 국빈방문 이전에도 법안 처리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백악관 "中위안화 추가절상 필요..환율제재법 반대"
미국 백악관이 중국 위안화의 추가 절상 용인을 촉구하면서도 의회의 환율조작 제재법안 처리에는 반대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이날 제이 카니 미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오바마 행정부 출범 때부터 우리는 중국 위안화 저평가에 대한 이슈를 제기해왔고 개인적으로는 그 결과로 위안화가 어느 정도 절상되긴 했지만 추가적으로 더 절상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최근 상원에서 중국을 겨냥해 통과시킨 환율조작 제재법안의 목적은 충분히 공유하지만 그런 입법은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가지는 의무와 상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높일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앞서 지난 3일 미국 상원은 찬성 79표, 반대 19표로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해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이른바 `환율조작 제재법`을 통과시켜 본회의에 상정했다.
◇ 트로이카팀 "그리스 6차지원 결국엔 집행"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을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등 소위 `트로이카팀` 고위 관계자가 80억유로의 6차 구제금융 지원이 결국엔 집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로이터는 트로이카 실사단의 고위 관계자를 인용, 실사단이 그리스에 대한 6차 80억유로 구제금융 지원 집행을 유로존에 권고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그리스에 대한 6차 지원자금 집행이 가능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리스크는 항상 있고 당연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결국에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그리스는 다음달 중순까지의 운영자금을 확보하고 있지만, 이후 추가 자금지원이 없을 경우 돈줄이 바닥나 결국 디폴트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로존 은행들의 자본 확충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도 그리스 민간채권자들의 손실상각 확대를 시사해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 美은행 3분기 이익증가 `기대 식었다`
미국 은행들의 3분기 이익 증가 기대가 싸늘하게 식고 있다. 대출수요 둔화와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트레이딩 수익 급감 탓이다.
이날 로이터가 은행업종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내 은행들의 3분기 이익 성장률 전망치가 전년동기대비 3.9%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8월초 전망했던 14.6%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이 기간중 은행대출 수요가 크게 줄어든데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주수익원이던 트레이딩부문에서도 별다른 수익을 얻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짐크레딧의 캐서린 샌리 애널리스트는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경우 주택 모기지 자산 부실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모간스탠리는 투자은행부문에 의존도가 높고 유럽 국채보유가 많아 손실 가능성도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美 9월 민간 순고용 9만1천명
9월 민간분야 신규 채용이 9만1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민간 고용조사업체인 ADP가이날 발표했다. 로이터가 조사한 월가 전문가 예상치는 7만5000명으로, 이를 상회한 수치다.
매크로이코노믹스 어드바이저즈와 함께 분석한 보고서에서 ADP는 이날 9월 민간고용 수치가 9만1000명으로, 이중 서비스 부문이 9만명을 채용한 반면, 제조업과 건설회사를 포함한 제품 생산 분야는 1000명만 채용하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공장 채용은 5000명 감소한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8월 민간고용은 8만9000명으로 상향수정됐다.
반면 또다른 민간 조사회사인 챌린저, 그레인 앤 크리스마스 사는 9월 미국 기업들의 해고발표는 2년여만에 사상최대를 보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