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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유가 상승 재개에 급락..다우 1.38%↓

피용익 기자I 2011.03.02 06:26:40

유가 100달러 근접..경제지표·자동차실적 호재 희석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뉴욕 증시가 3월의 첫날인 1일(현지시간) 거래에서 급락하며 나흘만에 약세를 나타냈다. 중동 불안감 고조로 인해 국제 유가 상승세가 재개되면서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됐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168.32포인트(1.38%) 하락한 1만2058.02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4.86포인트(1.61%) 내린 2737.41을,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0.89포인트(1.57%) 떨어진 1306.33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경제지표 호조를 반영하며 상승세로 출발했다.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2월 제조업지수는 61.4로 지난 2004년 5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동 정정불안이 지속되면서 유가가 다시 오름세를 나타내자 주요 지수는 상승폭을 축소하며 하락세로 돌아섰고, 점점 낙폭을 확대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자국 내에 있는 리비아 자산을 동결한 데 이어 비행금지구역을 포함한 군사적 조치를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란에서는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 온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 등 야권 지도자 2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져 시위가 다시 확산될 조짐을 보였다.

이에 따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2.66달러 상승한 99.63달러에서 마쳤다. 이는 지난 2008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종가다. 런던 브렌트유는 배럴당 115달러를 상회했다.

투자자들은 유가 상승으로 인해 가계 소비가 위축되고, 기업 비용 부담이 높아질 것을 우려하며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다.

이와 관련,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최근의 유가 상승세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말했지만, 동시에 장기적인 고유가 상태는 기대 인플레이션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버냉키 의장이 디플레이션 위험이 작아졌다고 진단한 점은 추가적인 양적완화 정책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확산시키며 주가 하락세를 지지했다.

◇ 은행주 급락..자동차 실적 호재 희석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 가운데 27개 종목이 하락했다. 알코아가 3.68%, 제너럴일렉트릭(GE)이 3.20% 빠지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S&P500의 주요 업종 중에서는 원자재, 산업, 금융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고유가로 인한 경제 성장세 둔화 우려를 반영하며 JP모간이 2.33%,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2.52%, 골드만삭스가 1.51% 하락하는 등 은행주가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자동차 업체들의 2월 판매가 호조를 보인 것으로 발표됐지만, 경제 성장세 둔화 우려를 반영하며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제너럴모터스(GM)는 1.73%, 포드는 2.59%, 도요타는 0.49% 각각 내렸다.

이밖에 프레쉬델몬트는 4분기 실적 실망 여파로 6.37% 밀렸고, 라스베이거스샌드는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 소식에 6.30% 하락했다.

기술주 가운데서는 애플이 `아이패드2`를 공개할 것으로 전해진 스페셜 이벤트를 하루 앞두고 1% 넘게 빠졌다.

◇ 2월 ISM 제조업지수 61.4..7년 최고

미국 제조업 경기가 지난달 확장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년만에 가장 빠른 확장세를 보이며 제조업이 경제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ISM이 발표한 2월 제조업지수는 61.4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치인 60.8과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예상치인 61을 모두 상회한 수준이며, 지난 2004년 5월 이후 최고다.

◇ 버냉키 "유가 상승세 경제에 큰 영향 없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최근의 유가 상승세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유가 상승세가 현재로서는 미국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최근 수십년 동안의 경험과 최근의 안정적인 노동비용을 고려할 때 기껏해야 일시적이고 상대적으로 완만한 물가 상승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석유나 다른 상품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미국 경제 성장세와 물가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며 "상품 가격 동향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며, 필요할 경우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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