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미국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지난달 판매가 전년동기에 비해 두자릿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회복세 둔화로 인해 소비자들이 신차 구입을 미룬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1년 전 신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게 현금을 지원해 자동차 판매가 급증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세계 3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도요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모두 8월 미국 내 판매량이 두자릿수 감소를 기록하며 애널리스트들의 기대를 밑돌았다.
GM은 8월 미국 내 스용차 및 트럭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25% 감소한 18만5105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GM의 미국 내 판매는 11개월만에 전년동월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다.
포드의 판매량은 11% 줄어든 15만7327대로 집계됐다. 포드 판매량에는 지난달 매각한 볼보 실적은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 업체 중에서는 도요타의 판매량이 지난달 34% 줄어든 14만8388대를 기록했다. 닛산과 혼다의 판매도 각각 27%, 33% 감소했다.
이밖에 한국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 북미법인의 8월 판매량은 각각 11%, 19% 감소해 나란히 두자릿수 급감을 기록했다.
제시 토프랙 트루카닷컴 부사장은 "7월 주택판매가 27% 감소하는 등 더블딥에 대한 공포로 인해 소비자들이 매장을 찾지 않는다"며 "주택시장이 침체되고 주가가 하락하며 고용지표가 실망스러운 시점에서 소비자들은 큰 돈을 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크라이슬러는 지난달 판매가 9만9611대를 기록해 7%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미국 `빅3` 업체 중 유일하게 판매 증가를 알렸다.
이는 크라이슬러가 생산하는 승용차가 주로 대형이라 지난해 현금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다른 고급차 업체인 다임러도 벤츠 판매 증가에 힘입어 8월 판매가 15% 늘어난 1만9674대를 기록했다. 고가 스포츠카 포르쉐 판매량도 33% 넘게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