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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업! STX)②(르포)발전에서 태양광까지

정재웅 기자I 2009.12.27 09:19:34

(르포)STX에너지 구미 열병합 발전소·STX솔라
"구미공단의 심장 STX에너지 열병합 발전소"
"STX그룹 신성장동력의 핵심 'STX솔라'"

[구미=이데일리 정재웅기자]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마치 토요일 오후 군부대를 연상케 했다. 점심식사 후 족구에 열중하는 사람들의 흥겨운 목소리만 이따금씩 들릴 뿐이었다. 하지만 일과가 시작되자 그마저도 사라졌다.

발전소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STX에너지 구미 열병합발전소는 조용한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커다란 굴뚝과 이따금씩 보일러 가동을 위해 들어오는 대형 석탄 운반 트럭만이 이곳이 발전소임을 실감케할 뿐이었다.

◇구미공단의 '심장' STX에너지 열병합 발전소

구미역에서 약 40여분을 달려 도착한 STX에너지 구미 열병합 발전소의 모습은 이처럼 조용하고 정적이었다. 흔히들 발전소하면 떠올리는 웅장하고 시끄러운 모습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근무인원도 100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구미 열병합 발전소의 실상은 겉과는 달랐다. 국가산업단지인 구미 공단에서 제일 먼저 생긴 1공단에 위치한 STX에너지 구미 열병합발전소는 220만평에 달하는 1공단 입주기업들 대부분에게 전력과 스팀을 공급하고 있었다. 구미공단의 심장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92년 한국산업단지공단으로 출발해 2002년 민영화와 더불어 STX그룹의 일원이된 구미 열병합발전소는 향후 에너지 사업 확장을 위한 강덕수 회장의 포석이다. 강 회장이 에너지 사업과 관련해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다"고 자신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STX에너지 구미 열병합 발전소 전경
STX에너지 구미 열병합 발전소는 석탄을 이용해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또 여기서 나오는 스팀을 폐열처리하지 않고 파이프를 통해 구미 1공단에 입주해있는 섬유 업체 등에 공급한다. 공급가격도 기름을 사용한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와 스팀 가격의 약 60% 선이다.

섬유업체들에게 안정적인 스팀공급은 필수적인 요소다. 제품생산은 물론, 공장 내부 난방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STX에너지의 열병합 발전소가 인근 기업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유다.

원료인 석탄은 호주, 중국, 캐나다 등지에서 수입한다. 매일 20톤 덤프트럭 80대가 이곳 발전소를 드나든다. 총 4기의 보일러 중 3기는 석탄으로, 나머지 1기는 유사시를 대비해 기름 보일러를 설치했다. 비축유의 양만해도 500만ℓ에 달한다.

김주택 STX에너지 구미발전사업본부장(상무)는 "총 220만평에 달하는 구미 1공단 공장내 60여 개 업체에 전기와 스팀을 공급하고 있다"며 "시간당 스팀은 850톤, 전기는 97MW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또 "구미열병합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는 구미의 공장을 제외하고 연간 15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면서 "3조 4교대로 1년 365일, 24시간 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STX에너지 구미 열병합 발전소 중앙통제실. 이곳에서는 모든 발전설비들을 자동으로 통제·관리하고 있었다.

발전소는 자동화설비로 제어, 운영되고 있었다. 보일러 내부의 온도에서부터 이상유무를 원격제어 시스템으로 실시간 체크하고 있었다. 특히 석탄을 연소시키는 만큼 환경문제에 대해 매우 세심하게 관리하는 모습이었다.

나상규 STX에너지 팀장은 "실시간으로 굴뚝을 통해 배출되는 가스의 농도 등을 체크하고 있다"며 "환경관리공단과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어 가스의 농도가 기준치를 넘을 경우 즉시 공단으로 연락이 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모니터에는 굴뚝에서 배출되는 가스의 농도 등이 그래프로 나타나고 있었다. 하지만 환경관리공단이 책장해 둔 기준치에는 한참 모자랐다. 그만큼 정화된 가스만을 배출한다는 의미다.

김 상무는 "배출가스에 대한 염려가 많아 환경설비에 투자를 많이 했다"면서 "환경오염은 전혀 없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보일러실로 향했다. 수천개의 파이프가 보일러 내부에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파이프 안에는 비중차이를 이용해 물을 쉬지 않고 순환시켜 고객사가 원하는 압력과 온도의 스팀을 제공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것도 물론 자동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에너지 사업 열정 '태양'으로 달군다

STX에너지 구미 열병합 발전소를 나서 발길을 옮긴 곳은 STX솔라 공장. STX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야심차게 준비중인 핵심사업이다.

최근 준공돼 마치 해외공장을 연상시키는 외관이다. 하지만 내부는 아직 미완성이다. 내년 1월 본격적인 생산을 앞두고 준비중에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갖춘 설비는 연간 50MW 규모. 향후 연간 총 200MW 까지 확장시킨다는 목표다.

▲ STX솔라 구미공장 전경
STX솔라는 지난 2007년 설립됐다. 지난해 구미산업단지 내 5만8000㎡ 규모의 태양전지 생산 공장 부지를 마련했고 지난 8월 1만5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50MW급 태양전지 제조 설비와 R&D 센터로 구성된 태양전지 제조센터를 준공했다.

STX솔라 역시 STX그룹의 근간인 '시너지'를 통해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STX중공업, STX에너지 등 그룹 계열사와 연계해 태양광 발전과 관련된 모든 분야의 서비스를 일괄 제공하는 토털 솔루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STX솔라는 향후 이 공장에서 단결정 태양전지를 양산할 계획이다. 특히 태양전지 세계 1위 기업인 일본 샤프로부터 생산설비 및 생산기술을 확보해 둔 상태다.

지난 9월에는 자체 생산한 태양전지를 장착한 국산 모듈이 관련 인증을 획득하는데 성공, STX엔파코 대구공장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 공장에 500KW급 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하는 등 연관 사업 확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STX솔라 공장은 마치 반도체 공장을 연상시킨다. 공장 라인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가운과 모자착용은 물론 신발도 갈아신어야 한다. 그리고 공기 소독기로 철저히 먼지를 제거한 이후에야 라인으로의 진입이 가능하다.

강동훈 STX솔라 공정팀 대리는 "워낙 섬세하고 정밀도를 요구하는 작업들이 많아서 조금이라도 품질에 저해가 될까 철저하게 복장 등을 관리한다"고 말했다. 
                                                                                                                   
▲ STX솔라 직원들이 완성된 태양전지 검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태양광 셀의 전 단계인 웨이퍼를 생산하는 라인은 생각보다 짧고 단순했다. 하지만 모든 공정이 자동으로 이뤄져있었다. 사람의 손을 필요로하는 작업은 기계와 기계를 사이의 짧은 거리뿐이었다. 하지만 그 짧은 거리도 조심스럽고 세심하게 움직였다. 순간의 실수가 품질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셀 제작 라인을 나서자 커다란 빈 방이 보였다. 강 대리는 "이런 공간이 3개가 더 있다"며 "현재 라인은 연 50MW 생산 라인이며 같은 라인이 향후 3개가 더 들어서 연 200MW 생산체제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STX솔라 공장을 방문한 날은 마침 신입사원 면접이 있는 날이었다. 백성선 STX솔라 사업본부장(상무)는 "사람 뽑기가 참 힘이 든다"며 "오늘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쉬지 않고 면접을 봤는데 채용하기가 참 어렵다"고 토로했다.

백 상무는 "STX솔라는 그룹차원에서 진행하고 잇는 그린 비즈니스 사업의 최첨병"이라며 "현재는 내년 본격 생산을 위한 준비단계이고 내년부터는 양산체제에 돌입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공정의 안정화에 최선을 다하고 내년부터는 국내를 비롯해 동남아, 미주,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면서 "벌써 해외업체로부터 주문을 받아둔 상태"라고 밝혔다.

STX솔라는 이같은 마스터플랜을 바탕으로 강덕수 회장이 추진하고 잇는 에너지 사업의 주력으로써 오는 2015년까지 매출액 3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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