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 콩쿠르 우승자의 삶은 얼마나 달라질까. 최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만난 바리톤 김태한(24)에게 2023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이후 달라진 점을 물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음악 콩쿠르’로 불린다. 김태한은 이 콩쿠르 성악 부문 역대 최연소 우승자이자 아시아 남성 최초 우승자다.
◇베토벤·슈만 등 사랑 주제 ‘연가곡’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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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본고장 유럽에서 한 단계 성장한 김태한의 독창회가 오는 25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다. 금호문화재단 ‘금호라이징스타’ 시리즈로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김태한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이후 한국에서 처음 갖는 독창회다. 독일에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틈틈이 공연을 준비해왔다. 김태한은 “첫 독창회라 설레면서도 부담이 된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태한이 첫 독창회에서 선보이는 프로그램 또한 예상 밖이다. 오페라 아리아가 아닌 가곡, 그 중에도 사랑을 주제로 한 연가곡(連歌曲, 같은 주제와 분위기를 지닌 일련의 시에 곡을 붙인 가곡 모음)을 골랐다. 베토벤의 ‘멀리 있는 연인에게’, 클라라 비크 슈만의 ‘성악과 피아노를 위한 6개의 가곡’, 로베르트 슈만의 ‘시인의 사랑’ 등이다. 김태한이 한국에서 이 작품들을 부르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가곡이 낯선 한국 관객을 위해 “사랑을 주제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선곡했다는 것이 김태한의 설명이다. 그는 “작품 속 특정 캐릭터가 반영된 오페라 아리아와 달리 가곡은 성악가가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어 듣는 재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클라라 비크 슈만의 ‘성악과 피아노를 위한 6개의 가곡’은 화자가 여성이라서 소프라노가 주로 부르는 곡이다. 김태한은 “화자의 성별 때문에 바리톤은 잘 안 부르는 노래지만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남다른 목소리…11월 韓 오페라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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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한은 다음달 7일 ‘2024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에서 바리톤 박주성,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와 함께 또 한 번의 가곡 무대를 선보인다.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브라질 투어를 마친 뒤, 11월에는 서울시오페라단 ‘라보엠’의 마르첼로 역으로 국내 첫 오페라 정식 데뷔에 나선다. 그는 “오페라의 재미를 처음 알게 해준 작품의 가장 좋아하는 역할”이라고 귀띔했다. 베를린 슈타츠오퍼 오페라 스튜디오 ‘영아티스트’ 활동도 다음 시즌 계속 이어진다.
김태한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이후 밝힌 자신의 꿈은 “오페라 슈퍼스타”였다. 지금도 그 꿈이 변함없는지 물었다. “‘반짝스타’가 되겠다는 뜻은 아니었어요. 안나 네트렙코, 토마스 햄슨처럼 전 세계 무대에서 쉼 없이 공연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뜻이었죠. 오페라 무대에서 오랫동안 노래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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