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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의식했나…뉴욕시, 논란의 '혼잡통행료' 무기한 연기

김상윤 기자I 2024.06.06 04:55:30

맨해튼 중심가에 통행료 부과 전격 중단
시행 한달 앞두고…11월 선거 눈치보기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시가 교통난 해소를 위해 추진하던 ‘혼잡 통행료’ 부과를 제도 시행을 한달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11월 대선과 뉴욕주 하원 선거 등을 앞두고 여론을 의식해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

캐시 호걸 뉴욕주지사는 5일(현지시간) “신중한 고민 끝에 시행 예정이던 혼잡통행료 징수가 의도하지 않는 많은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면서 “뉴욕 메트로폴리탄교통국(MTA)에 이 프로그램을 무기한 중단하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뉴욕시는 6월말부터 맨해튼 60번가 남쪽의 타임스퀘어, 월스트리트 등 중심부에 진입하는 차량을 상대로 약 15달러(약 2만원) 통행료를 징수할 계획이었다. 소형트럭은 24달러, 대형트럭은 36달러다. 대중교통인 버스와 경찰·구급차 등만 제외될 뿐, 택시나 우버 등 승차 공유 서비스에도 각각 1.25달러, 2.5달러 통행료를 물린다.

뉴욕시가 혼잡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은 맨해튼으로 유입되는 교통량을 줄이기 위해서다. 악명 높은 교통 체증과 매연·소음 등을 줄이면서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다. 뉴욕시는 연간 10억달러 가량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를 노후화된 지하철 정비사업과 학교 공기청정기 설치 등에 투입하겠다며 여론전을 펼쳤다.

하지만 뉴저지, 뉴욕주 등 주변 지역에서 혼잡통행료 시행을 중단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하는 등 반발이 거셌다. 맨해튼으로 출근하는 대부분 직장인은 뉴욕시 외곽과 인근 뉴저지·코네티컷주에 살고 있어 반발이 심하다. “또 하나의 세금이 추가됐다”며 볼멘소리를 나올 정도다. 현재 맨해튼으로 가기 위해서는 교량·터널을 지날 때마다 17달러를 내고, 여기에 도심 주차료만 반나절에 40~60달러를 내고 있는데 혼잡 통행료까지 더해지면 많게는 하루 100달러 이상을 지출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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