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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오름세는 최근 불어온 ‘저(低) PBR(주가순자산비율) 열풍’에 더해 박 전 상무가 주주 제안에 나선다는 소식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석유화학 주가는 화학 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 우려에 지난달 23일 52주 최저가인 10만7800원까지 하락했으나,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예고에 지난달 말 반등해 오름세를 이어왔다.
여기에 박 전 상무가 내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를 운용하는 차파트너스를 특별관계인으로 추가하면서 주가는 치솟는 분위기다. 박 전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막내아들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조카다. 그는 금호석유화학의 개인 기준 최대 주주로, 차파트너스를 포함해 박 전 상무 측이 보유한 지분은 총 10.88%에 달한다.
박 전 상무는 지난 15일 공시를 통해 차파트너스와 공동보유자로서 특별관계가 형성됐다고 발표했다. 박 전 상무는 공동보유자인 차파트너스에 주주제안권을 위임했으며, 차파트너스는 다음 달 개최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자사주 소각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등을 주주 제안했다.
박 전 상무와 차파트너스는 현재 금호석유화학이 소유한 자사주 18.4%를 소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미소각 자사주가 경영권 방어 등 목적으로 활용돼 소액주주의 권리를 침해하는 데 부당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또 독립성이 결여된 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사회 구성도 주가 저평가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번 주주 제안으로 박 회장 측과 박 전 상무 측이 팽팽하게 맞서면 지분율 확보 경쟁으로 이어져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시장에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전 상무가 과거 주주제안 등을 통해 경영권 분쟁을 공식화한 뒤 금호석유화학 주가가 단기적으로 급등했던 사례가 있어서다.
박 전 상무는 2021년 1월 27일 장 마감 이후 “기존 대표 보고자(박 회장)와의 공동 보유 관계를 해소한다”고 공시했는데, 다음 날 주가는 23.11% 급등했다. 또 박 전 상무가 이듬해인 2022년 2월 9일에도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제안에 나서면서 1년여 만에 경영권 분쟁을 재개했을 때도 당일 주가는 9.33% 상승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