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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C씨는 2019년 3월 실시된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조합장으로 당선됐다. 해당 선거에서 A씨와 B씨는 선거운동원이었다. 이들은 금전을 제공해 우호적인 세력을 포섭하기로 공모, 이른바 ‘돈 선거’를 벌였다.
구체적으로 △선거인이나 그 가족 14명에게 18회에 걸쳐 합계 약 400만원의 금품 제공, △2명의 선거인에게 금전제공의 의사표시, △3차례 선거인 호별 방문, △후보자가 아닌 선거운동원 등이 카카오톡 메시지 대량 발송, △선거인들에 대한 전화 내지 방문, △호별방문 등의 방법으로 선거운동, △선거운동기간 전에 지지호소, 모임 등 방법으로 사전선거운동을 했다.
이러한 선거범죄는 A씨의 휴대폰 통화 녹음파일을 통해 밝혀졌다. A씨의 배우자는 A씨의 불륜관계를 의심해 휴대폰 자동녹음기능을 활성화했고, 그로 인해 A씨의 전화통화 내용이 상당기간 동안 모두 녹음 및 저장됐다.
경찰은 이 사건 수사과정에서 A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는데, 포렌식 과정에서 △A씨와 다른 피고인들 사이의 통화 녹음파일, △A씨와 그 배우자 사이의 통화 녹음파일이 다수 발견됐다. 검찰은 해당 통화 녹음파일 전부를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증거로 제출했다.
1심에서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10개월을 선고했고, C씨에게는 징역 1년 2개월을 내렸다.
2심에서는 A씨와 B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지만, C씨에게는 일부 유죄(징역 1년 4개월)와 일부 이유 무죄를 선고했다. 일부 이유 무죄에 대해 2심 재판부는 “통신비밀보호법 제4조에 따라 A씨와 다른 피고인들 사이의 통화 녹음파일 증거 능력이 부정됐다”고 설명했다.
재판과정에서 피고인들은 A씨와 배우자의 전화통화 부분이 통신비밀보호법 규정에 따라 증거능력이 부정되지는 않더라도, 사인에 의한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해 증거능력이 부정돼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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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A씨의 배우자는 통화내용이 A씨의 휴대전화에 녹음되도록 했을 뿐, 그 녹음파일 등을 제3자에게 유출한 바도 없다”며 “수사기관 역시 전화통화의 녹음에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은 채 적법하게 압수한 휴대전화를 분석하던 중 우연히 이를 발견하였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선거범죄는 대체로 계획적·조직적인 공모 아래 은밀하게 이뤄지므로, 피고인들의 공모관계를 비롯한 구체적 범행 내용 등을 밝혀 줄 수 있는 객관적 증거인 전화통화 녹음파일을 증거로 사용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고 판시했다.
한편 이번 판결에 대해 대법원은 “전화통화 일방당사자의 통화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이 문제된 사건에서 그 녹음 경위, 녹음 내용 등에 비추어 사생활 내지 인격적 이익을 중대하게 침해한 경우 증거능력이 부정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밝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